케이티에 7이닝 무실점 쾌투
평균자책점 1.37까지 ‘뚝’
시즌끝까지 1.5 이하 유지 땐
“20년간 가장 뛰어난 투수”
선동열 ‘1.13’보다 아래지만
류현진 ‘1.82’ 넘는 대기록
평균자책점 1, 2위를 달리는 양현종(기아), 유희관(두산)이 21일 각각 케이티와 롯데를 상대로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웠다.
양현종은 2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케이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8승째를 챙겼다. 기아는 케이티에 7-0으로 승리했다. 이날 쾌투로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1.37까지 떨어졌다. 9이닝당 1.5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를 하는 셈이다. 양현종은 이날 7이닝을 더해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98⅜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리그 3위에 해당한다. 탈삼진은 총 85개로 역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케이티를 맞아 양현종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서 효과적으로 공을 던졌다. 1회 투아웃 이후 마르테에게 2루타를 내준 뒤 5회까지 13타자를 연속 아웃으로 잡으며 완벽하게 던졌다. 3회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이날 직구 구속이 시속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에 그쳤지만, 양현종은 과감하게 정면승부하며 투구 수를 줄였다. 경기를 마치고 양현종은 “초반에 구속이 나오지 않아 21일 경기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포수 이성우 선배가 특히 정말 잘 리드해줬다. 구속은 떨어지지만 볼 끝이 좋다며 자신감 있게 직구 위주로 승부하자고 해서 따랐는데 통했고 변화구도 섞어가며 위력이 살아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그 중반을 지나고 있음에도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오르기는커녕 더 떨어지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시즌 끝까지 평균자책점을 1.5 이하로 유지한다면 양현종은 최근 20년간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시즌 끝까지 규정 이닝을 채우고도 1.5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선수는 선동열 전 기아 감독이 유일하다. 선 전 감독은 1990년 190.1이닝을 던지며 1.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범위를 넓히면 2000년 이후 류현진이 2010년 기록한 1.82가 유일하다.
평균자책점 2, 3위의 대결이 펼쳐진 잠실에선 토종 에이스인 유희관이 롯데의 린드블럼을 맞아 압승했다. 유희관은 21일 8이닝 2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10-0 승리를 이끌었다. 8이닝을 94구로 틀어막았지만,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시속 130㎞ 초반에 그쳤다. 유희관의 평균자책점은 2.85를 기록했다. 린드블럼은 4⅜이닝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유희관은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째를 거둬 다승 부문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데뷔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한화는 엔씨에 0-6으로 패하며 5연패를 기록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21일 전적> 기아 7-0 KT 두산 10-0 롯데 삼성 4-3 SK NC 6-0 한화 넥센 4-3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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