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29 18:57
수정 : 2015.06.29 18:57
에이전시가 찜한 서울고 최원준
타율 5할대·홈런 1개·도루 5개로
황금사자기대회서도 4강에 올라
고1때 투수서 유격수로 전향
빠른발 강점 위해 왼손타법 익혀
센스 뛰어나고 장타력도 일취월장
“강정호 강한 어깨·장타력 닮고파”
“장타력이 있고 유격수 수비도 초고교급이지만, 타격과 수비는 고교 때 아무리 잘해도 프로에서 통할 거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최원준의 빠른 발과 야구 센스만큼은 어느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고 유격수 최원준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은 티엘에이의 안태욱 이사는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최원준은 1학년 때 투수에서 유격수로 전향했고, 2학년 때는 수비가 안정되면서 타격에서도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3학년 때는 장타력이 일취월장했다. 빠른 발과 야구 센스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고, 타격과 수비는 지금 당장보다 성장 잠재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원준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티엘에이는 강정호의 팀 동료인 조디 머서(피츠버그), 앙헬 파간(샌프란시스코), 저스틴 터너(엘에이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다. 한국 선수와 계약을 맺은 것은 최원준이 처음이다.
|
서울고 최원준 선수.
|
최원준은 최근 치러진 제6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도 팀의 4강행을 이끌며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 28일 치러진 4강전에선 승부욕과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원준은 28일 4강전에서 상원고에 3-5로 뒤진 9회에 두번째 타자로 나왔다. 앞선 타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상대 투수 전상현은 두번 연속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노 볼 투 스트라이크로 타자가 불리한 상황이지만, 최원준은 집중력을 발휘해 투수의 세번째 공을 타격했다. 좌전안타였다. 9회초 원아웃 1, 2루로 서울고가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하지만 다음 타자는 번트를 실패했고, 고교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주효상도 내야 뜬공을 쳐 경기가 끝났다. 팀의 결승행은 좌절됐지만, 최원준은 이번 대회에서 19타수 10안타로 타율 5할2푼6리, 홈런 1개, 도루 5개로 맹활약했다. 홈런과 2, 3루타를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투수와의 수싸움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유신고와의 16강전을 마치고 만난 최원준에게 던진 첫 질문은 “3회에 초구를 쳐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노린 구종이 있었나”였다. 이 질문에 그는 “슬라이더다. 1회에 속구를 쳐서 2루타를 만들었기 때문에 상대 투수가 초구로 변화구를 던질 거라고 예상했다”고 답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당장 미국에 진출할지는 좀더 고민해봐야 하지만, 언젠가는 꼭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기 안양 연현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최원준은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을 본 야구부 감독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빠른 발은 최원준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그는 “지금은 100m를 12초 초반에 주파한다”고 말했다. 어깨가 강해 중학교 때까진 내내 투수를 했고, 빠른 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오른손잡이임에도 왼손으로 타격을 연습했다. 우투좌타인데다 빠른 발을 갖춘 엘지의 유격수 오지환과 비슷한 유형이다. 최원준의 또다른 장점인 장타력은 고교 3학년 때부터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2학년 때까진 맞히기 위주의 타격을 했지만, 3학년 때 새로 오신 유정민 감독님이 자신있게 자기 스윙을 하라고 가르치셨다. 그 이후로 홈런과 장타가 자주 나왔다”고 말했다.
닮고 싶은 선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강정호를 꼽았다. 최원준은 “강정호의 강한 어깨와 장타력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