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7.08 18:58 수정 : 2015.07.08 22:12

부임 두달만에 우승 이끈 윤석환 선린인터넷고 야구감독

선수간 폭행 등 뒤숭숭한 팀 맡아
수업전에도 훈련시키며 반전 꾀해
“개인보다는 팀이 먼저라 강조하고
지루해도 기본기 반복훈련에 중점”

윤석환 선린인터넷고 야구감독.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윤석환 선린인터넷고 감독은 ‘고교 야구의 김성근’으로 통한다. 만신창이였던 팀을 불과 두달여 만에 정상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선린인터넷고는 올해 초 선수 간 폭행 사건으로 팀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선린인터넷고 출신인 윤 감독이 부임한 건 이 무렵이었다. 부임 뒤 4일 만인 4월30일 봉황기대회에서 1회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그런 팀이 6월29일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우승했다.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윤 감독은 부임하면서부터 선수단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첫 조처는 훈련시간의 변화였다. 고교 야구선수들은 대개 오전엔 수업에 참석하고, 오후에 훈련을 한다. 하지만 윤 감독은 수업에 들어가기 전 한 시간 동안 선수단 전체 훈련을 실시했다. 윤 감독은 “훈련 시간을 늘리기 위한 조처가 아니었다. 그 시간에 나오려면 새벽 대여섯시부터 일어나 준비해야 한다. 분위기 일신을 위해 아예 생활 패턴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선린인터넷고의 주축은 3학년 선수들이었다. 1, 2학년 선수들은 간혹 경기에 나오면 실수를 연발했다. 윤 감독은 “팀에 와보니 1, 2학년 선수들은 자신들이 경기에 나설 것이란 예상조차 안 하고 있었다.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연습경기에서부터 1, 2학년 선수들을 적극 기용했다. 기존 3학년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앞두고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윤 감독은 선수들에게 실력보다 인성과 기본기를 줄곧 강조했다. 윤 감독은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다. 인성을 갖추지 못하거나 성실하지 않은 선수는 실력이 있어도 쓰지 않겠다고 천명했다”고 밝혔다. 인성 이외에 윤 감독이 강조한 것은 기본기다. 그는 “기본기를 갖추려면 정말 지겨운 반복훈련을 거쳐야 하는데, 워낙 어려운 과정이다 보니 기본기가 부족한 채 프로에 오는 선수들이 많다. 고교 감독이 되면 기본기부터 제대로 가르쳐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윤 감독의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조력자가 있었다. 윤 감독의 고교 2년 선배인 조충열 코치(한화 전 수비코치)다. 윤 감독은 “조 선배를 코치로 모셔오기 위해 직접 설득했다. 조 선배가 선수들에게 고쳐야 할 점을 일일이 잘 설명해주고, 선수들의 말도 잘 들어준다. 팀이 빠르게 안정된 것은 조 선배 덕분”이라고 말했다.

황금사자기대회 같은 단기전에선 투수력과 작전이 중요하다. 프로에서 16년간 투수코치를 하며 박명환, 김선우 등을 키운 윤 감독의 경험은 선린인터넷고가 우승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선린인터넷고에는 이영하와 김대현이라는 원투펀치가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윤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영하는 구위가 괜찮았지만 대현이는 밸런스가 다소 무너져 있었다. 두 투수를 집중 조련해 밸런스를 잡고, 경기 운영 요령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황금사자기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과 엘지에 1차 지명됐다. 서울의 두 팀이 한 학교에서 1차 지명선수를 고른 것도 이례적이었다.

주말리그에서 타율 8할이 넘었지만 토너먼트 내내 부진한 홍성호를 결승전 4번타자로 기용한 것도 윤 감독의 승부수였다. 결국 홍성호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결승타를 쳤다. 윤 감독은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었고, 역할을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