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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16 19:21 수정 : 2015.07.16 22:09

김성근의 한화, 7년만에 최고승률
kt, 수렁 탈출뒤 ‘다크호스’ 급부상
챔프 삼성, 선두지만 독주는 못해
엘지·롯데·기아, 다시 ‘하위권 동맹’
40대 이호준·이승엽·손민한 ‘불꽃’

프로야구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됐다. 출범 34년째에 첫 10구단 체제, 팀당 144경기로 시작된 2015 프로야구의 일정이 60%가량 마무리된 셈이다. 전반기를 결산하는 키워드 5가지를 꼽았다.

■ ‘마리한화’ 역전승만 27번

지난해 말 한화 이글스의 한 팬은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한화 구단은 팬들의 청원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김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해 말 한화가 치른 지옥훈련은 야구계 최대 화제였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의 비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해설위원들은 대부분 한화를 신생팀 케이티와 함께 꼴찌 후보로 분류했다. 반면 김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야구계에선 ‘김성근이 한화를 바꿀 것인가, 한화가 김성근을 바꿀 것인가’는 말이 회자됐다.

전반기를 보면, 김성근 감독이 한화를 바꿨다. 한화는 전반기 44승39패로 지난 7년간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투수진과 타선, 주전과 후보 전력이 고르게 향상돼 연패도 쉽게 당하지 않는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역전을 거듭하는 까닭에 ‘마약 야구’라는 신조어마저 생겼다.

■ 누구도 무시 못할 막내 kt

케이티의 1군 진입으로 프로야구는 전체 720경기로 리그 규모를 불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객 목표를 지난해 650만명보다 150만명이 많은 800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케이티가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10구단 체제는 미완성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시즌 전 조범현 감독이 “프로야구 흥행에 폐를 끼쳐선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한 이유다.

케이티는 4월까지 3승22패로 역대 최저의 승률(1할2푼)을 기록했다. 미흡한 투자와 투타의 리더 부재로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케이티의 돌파구는 상식을 깨는 결정이었다. 신호탄은 성적이 바닥을 치던 5월2일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던 박세웅을 포함해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를 내주고, 롯데에서 잠재력 있는 대형 포수 장성우를 비롯해 하준호, 최대성, 이창진, 윤여운 등을 영입한 4 대 5 트레이드였다. 당시엔 ‘현재를 위해 미래를 버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5월28일엔 외국인 투수 시스코를 퇴출하고, 타자인 댄 블랙을 영입했다. 타자보다는 투수를 선호하는 ‘외국인 선발 공식’을 깨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 결정들은 케이티를 몰라보게 변화시켰다. 6월엔 11승12패로 승률 5할에 근접하더니 7월엔 7승3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1할대 초반이던 승률은 3할2푼9리까지 올라왔고, 신생팀 역대 최고 승률인 4할2푼5리(쌍방울, 1991년)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 삼성 왕조 흔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 왕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전반기를 48승34패로 마친 삼성은 여전히 1등이다. 하지만 독주하던 예년과는 다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반기를 평가하면서 “선발 빼곤 모두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 시즌 피가로, 클로이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최강의 선발진을 꾸렸다. 선발진은 장원삼을 제외하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타격에서도 최형우, 이승엽 등이 제역할을 해줬고, 신인 구자욱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삼성이 못했다기보단, 다른 팀들이 선전했다. 두산은 장원준을 영입하고, 허준혁을 발굴하며 삼성 못지않은 선발진을 꾸렸다. 넥센과 엔씨는 화수분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구멍난 전력을 메웠다.

■ 다시 뭉친 엘·롯·기

프로야구 최고 인기팀인 엘지, 롯데, 기아는 7~9위에 머물렀다. 이 팀들은 2000년대 초중반 하위권에 맴돌아 일명 ‘엘롯기’로 불렸다. 엘지는 류제국, 우규민 등 주축 선발투수의 이탈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들이 복귀하자 타선에서 부상이 속출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 초 선전한 기아와 롯데는 투타의 전력 불균형을 노출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세팀 간 승차는 1게임에 불과하고, 7위 기아는 6위 에스케이와 4.5게임차로 벌어졌다.

■ 40대의 반란

잘나가는 팀들에는 40대 노장이 있다. 삼성의 이승엽(40)은 올 시즌 타율 3할1푼8리, 안타 98개(6위), 홈런 15개로 최형우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3일엔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엔씨의 이호준(40)은 타점 79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인 테임즈, 박병호 등과 타점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과 이재학의 부진으로 선발진에 무더기 공백이 생긴 엔씨는 손민한(40)의 부활이 없었다면 선두 경쟁을 하지 못했다. 10년 전 전국구 에이스였던 손민한은 올 시즌 선발로 부활해 8승3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에선 박정진(40)이 불꽃투를 거듭하고 있다. 총 70이닝을 던져 권혁(76⅓이닝)에 이어 불펜투수 중 두번째로 많이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3.09에 불과하다. 13홀드는 안지만, 조상우에 이어 리그 3위의 기록이다. 넥센에선 송신영(39)이 깜짝 활약했다. 2002년 이후 100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는 송신영은 올 시즌 11경기 선발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진 뉴시스, 각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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