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7.26 16:43
수정 : 2015.07.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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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강정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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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타격 폭발…‘이달의 신인’ 유력후보 부상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도 거론…쟁쟁한 경쟁자 많아
26일 워싱턴전서 7경기 연속안타·멀티출루 이어가
7월 들어 타격이 폭발하고 있는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 ‘이달의 신인’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최근 주전으로 안정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강정호는 후반기 남은 65경기에서의 활약도에 따라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도 부상할 수 있다는 말이 현지에서도 나오고 있다.
강정호는 26일(한국시각) 피엔씨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안방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7경기 연속 멀티히트 기록은 아쉽게 깨졌지만, 7경기 연속안타와 멀티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강정호의 7월 성적은 뜨겁다. 특히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동안 피츠버그가 상대한 팀은 캔자스시티, 워싱턴 내셔널스 등 각 지구 선두 팀이었다. 강정호는 이들 팀의 에이스인 에디슨 볼케즈와 맥스 슈어저를 상대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최근 성적은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7월 한달간 20경기 출장해 68타수 25안타 1홈런 6타점로 타율 3할6푼2리, 출루율 4할3푼6리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에 각각 홈런 12개, 20개로 장타력을 폭발시켰던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와 작 피더슨(엘에이 다저스)은 7월 타율이 1할대에 머무르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둘과 신인상 경쟁을 벌이는 맥 더피(샌프란시스코)와 야스마니 토마스(애리조나)도 7월 타율이 각각 3할4리, 2할5푼8리로 강정호에는 못 미친다. 오히려 이달의 신인 후보로 강정호와 경합하는 이는 필라델피아의 중견수 오두벨 에레라와 샌프란시스코의 선발투수 크리스 헤스턴이다. 시즌 타율이 2할7푼2리인 에레라는 7월 한달간 3할5푼7리의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출루율이 3할7푼9리로 강정호와는 6푼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오히려 투수인 크리스 헤스턴이 7월 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27⅓이닝 동안 2승무패 평균자책점 1.32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이달의 신인상,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 강력하게 부상했다.
피츠버그 현지에서도 강정호를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현지 중계방송 해설진은 “강정호는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 거론될 유력한 선수 중의 한명이다. 그의 공격부문 수치들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주전 유격수와 3루수였던 조디 머서와 조쉬 해리슨이 제 컨디션을 찾기 시작한 6월에 출장기회가 줄면서 한달간 타율이 2할2푼1리에 불과했으나, 두 선수의 부상으로 출전기회가 보장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각종 기록이 순위에 포함되는 규정타석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강정호는 26일까지 289타석을 소화했다. 규정타석은 팀이 치른 경기수에 3.1을 곱해서 산정되는데, 피츠버그는 97경기를 치러 규정타석이 301타석이다. 강정호가 경기마다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면 8월 초중순에 규정타석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강정호가 자랑할만한 기록은 출루율이다. 규정타석에 들어서면 강정호는 내셔널리그 출루율 12위, 타율 21위에 해당된다. 수비 부담이 높은 유격수와 3루수를 보면서도 총 15개 팀인 내셔널리그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타자로 인정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강정호가 올해의 신인상을 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류현진의 데뷔 시즌(2013년)처럼 좋은 신인이 한 해, 한쪽 리그에 몰렸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아메리칸리그에서 데뷔했다면 벌써 유력한 신인왕 후보가 되고도 남았지만, 내셔널리그에는 작 피더슨, 크리스 브라이언트, 맷 더피, 야스마니 토마스, 크리스 헤스턴 등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신인선수들이 즐비하다. 마치 류현진의 데뷔 시즌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키), 셰비 밀러(세인트루이스), 야시엘 푸이그(엘에이다저스)이 함께 등장한 것과 비슷하다. 전반기 놀랄만한 홈런 페이스를 보인 쟉 피더슨이 최근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 중인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맷 더피에 앞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홈런과 타점 성적을 더 내야한다. 강정호가 남은 경기에서 홈런 10개, 타점 40점 이상을 내야 이들과 신인왕 경쟁이 가능하다. 엠엘비닷컴은 강정호가 남은 경기에서 8홈런 30타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적응한 강정호에게 버거운 목표지만, 최근 활약을 이어간다면 불가능한 성적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한 한국인은 2003년 4월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던 최희섭(현 기아 타이거즈 소속) 뿐이다. 일본인 중에는 이치로, 이시이, 마쓰이, 오카지마, 다르빗슈 등이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1년 이달의 신인상이 제정되기 전에 노모 히데오는 1995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인 이치로가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모두 석권한 2001년부터 메이저리그는 일본 프로야구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강정호의 신인왕 도전도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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