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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30 18:50 수정 : 2015.07.30 21:47

염경엽, 347경기만에 200승 비결은?

철학→분석→전략→디테일. 역시 ‘염갈량’이었다.

29일 케이티(kt)전 승리로 역대 두번째 최소 경기 200승(5무142패)을 달성한 염경엽 넥센 감독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처음 맡으면서 색깔을 고민했다. 팀 구성을 보면 공격적인 야구가 어울렸고, 디테일을 채우려고 했다.” 그렇게 강한 타선을 앞세운 넥센은 시즌마다 히트상품이었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면서 염 감독의 지략도 타오르고 있다.

염 감독의 347경기 만에 200승 기록은 2011년 336경기 만에 200승을 달성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에게 뒤진다. 하지만 삼성은 류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 해에 2위로 시즌을 마쳤고,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넥센은 염 감독 부임 직전 해에 6위였고, 2008년 창단 이래 5위 이상을 해본 적이 없는 하위팀이었다.

만년하위 넥센 맡아 강팀 탈바꿈
강타선 앞세워 ‘공격야구’ 설계
감독 3년간 매년 상위권 이끌어

염 감독은 “우리 사회는 공부도, 야구도 모두 주입식이다. 프로라면 본인이 목표의식을 가지고 야구를 해야 한다. 감독의 역할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자율’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넥센의 훈련량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누구도 ‘지옥훈련’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훈련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팀 분위기는 넥센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만들었다. 주루코치로 부임한 2012년엔 팀 도루 꼴찌인 팀을 도루 1위로 만들었고, 감독 부임 이후 3년 동안 팀은 상위권을 차지했다. 부임 직전 팀 타율 2할4푼2리의 꼴찌 넥센은 지금 ‘공격야구의 대명사’가 되었다. 염 감독은 “분위기를 만들려면 선수들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이 감독의 관심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크다. 그래서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0홈런, 3할대 타율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유한준은 올 시즌 3할7푼대로 타율 1위를 수성하며 한단계 더 도약했다. 뒤에는 염 감독이 있다. “선수들을 세밀하게 파악하면 정확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유한준이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지만,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였다. 박병호도 매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더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팀에서 최고가 아닌, 리그에서 최고가 되라고 말한다.” 염 감독은 또 “매년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서 팀내 다른 선수들도 자극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 3년 연속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넥센에서 나왔고, 개인 타이틀도 넘쳤다.

3연속 MVP 배출한 ‘스타 제조기’
“한시즌 보내는 방법 터득해야 커
지친 신인을 매경기 뛰게 하는 것”

신인을 키우는 노하우는 어떤가. 염 감독은 여름이 되면서 체력이 다소 떨어진 신인 김하성에 대해, “지쳤는데도 매 경기 내보내는 이유가 있다. 지금 힘든 것을 기억하고, 내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스스로 깨닫기를 바란다. 한 시즌을 잘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면 앞으로 10년, 20년의 야구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프런트의 입김이 강하다는 인상이 있다”는 질문에는, “트레이드나, 신인과 외국인 선수 선발의 전권을 구단이 가지고 있다. 감독은 구단이 뽑아준 선수를 잘 키우고 활용하면 된다. 서로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염 감독은 구단 프런트와 가장 잘 통하는 사령탑이다. 그는 “프런트와 감독이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대화하기 때문에 소통이 편안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떻게 될까. 염 감독은 “박병호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야구 전문가들이 우려한 강정호의 공백을 올 시즌 잘 메웠듯이, 이미 포스트 박병호를 구상하고 있었다. 염 감독은 “3루수인 윤석민을 1루로 돌리거나, 잠재력이 있는 신인 임병욱과 강지광이 후보군이다. 외국인 선수로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여러 대안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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