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347경기만에 200승 비결은?
철학→분석→전략→디테일. 역시 ‘염갈량’이었다. 29일 케이티(kt)전 승리로 역대 두번째 최소 경기 200승(5무142패)을 달성한 염경엽 넥센 감독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처음 맡으면서 색깔을 고민했다. 팀 구성을 보면 공격적인 야구가 어울렸고, 디테일을 채우려고 했다.” 그렇게 강한 타선을 앞세운 넥센은 시즌마다 히트상품이었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면서 염 감독의 지략도 타오르고 있다. 염 감독의 347경기 만에 200승 기록은 2011년 336경기 만에 200승을 달성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에게 뒤진다. 하지만 삼성은 류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 해에 2위로 시즌을 마쳤고,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넥센은 염 감독 부임 직전 해에 6위였고, 2008년 창단 이래 5위 이상을 해본 적이 없는 하위팀이었다. 만년하위 넥센 맡아 강팀 탈바꿈강타선 앞세워 ‘공격야구’ 설계
감독 3년간 매년 상위권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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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즌 보내는 방법 터득해야 커
지친 신인을 매경기 뛰게 하는 것” 신인을 키우는 노하우는 어떤가. 염 감독은 여름이 되면서 체력이 다소 떨어진 신인 김하성에 대해, “지쳤는데도 매 경기 내보내는 이유가 있다. 지금 힘든 것을 기억하고, 내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스스로 깨닫기를 바란다. 한 시즌을 잘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면 앞으로 10년, 20년의 야구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프런트의 입김이 강하다는 인상이 있다”는 질문에는, “트레이드나, 신인과 외국인 선수 선발의 전권을 구단이 가지고 있다. 감독은 구단이 뽑아준 선수를 잘 키우고 활용하면 된다. 서로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염 감독은 구단 프런트와 가장 잘 통하는 사령탑이다. 그는 “프런트와 감독이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대화하기 때문에 소통이 편안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떻게 될까. 염 감독은 “박병호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야구 전문가들이 우려한 강정호의 공백을 올 시즌 잘 메웠듯이, 이미 포스트 박병호를 구상하고 있었다. 염 감독은 “3루수인 윤석민을 1루로 돌리거나, 잠재력이 있는 신인 임병욱과 강지광이 후보군이다. 외국인 선수로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여러 대안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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