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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8.11 19:01 수정 : 2015.08.11 22:43

데뷔전 완투로 마운드에 숨통
팀 연패 끊고 5위 탈환 이끌어
5일만에 등판해 또 완봉승
팀도 최근 4승1패 파죽지세

선수단 독려 등 ‘응원단장’ 자처
매너도 좋아 ‘팬심’ 사로잡아

로저스.
로저스 효과에 한화가 달라졌다.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한국 무대 두 경기 연속 호투하며 팀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로저스는 11일 수원에서 열린 케이티와의 경기에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한화는 케이티에 4-0으로 승리했다.

로저스는 한화 선발진에 꼭 필요한 이닝이터(많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은 4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지난 6일 9이닝 1실점 완투승에 이어 두번째 등판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완투했다. 덕분에 시즌 중에 피로가 누적된 필승조가 쉴 수 있었다.

한화는 6일 로저스의 첫 등판 전후로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다. 5일까지 5연패를 당하다가 6일부터 4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잠시 뺏긴 5위 자리도 탈환했다.

한국에 온 지 불과 일주일이 지난 로저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로저스는 지난 6일 호수비를 펼친 강경학, 송주호 등과 포옹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8일엔 한화가 조인성·김경언의 연속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자, 한화 특유의 ‘육성 응원’ 동작을 따라하며 선수단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9일엔 더그아웃에서 투수 권혁과 포수 조인성이 대화를 나누자, 로저스가 조인성의 입을 글러브로 가렸다. 투수와 포수 사이의 입모양을 막으면서 다른 팀에 정보 누설을 막는 익살스러운 제스처였다. 로저스는 자신이 등판하지 않는 경기에선 그라운드의 ‘응원단장’을 자처하고 있다. 이런 로저스에 대해 김성근 한화 감독은 “처음 감독실에 와서 인사를 나눌 때부터 예의가 있었다. 분위기가 밝으면서도 동시에 점잖았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경기가 끝나면 경기장 밖에서 로저스를 기다리는 팬들도 늘어났다. 임헌린 한화 이글스 홍보팀장은 “로저스가 팬들에게 하나하나 사인을 해주는 등 매너가 좋고 친절하다. 최근엔 휠체어 탄 분이 사인을 요청했는데, 로저스가 처음부터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면서 대화를 나누고,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로저스가 앞으로 맡아야 할 역할도 막중하다. 최근 한화는 탈보트의 2군행, 신인 김민우의 부진으로 선발진을 꾸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안영명, 배영수, 송은범도 들쑥날쑥한 성적을 내고 있어 기복 없이 던지는 에이스가 절실하다. 한화의 승부수는 최대한 로저스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다. 로저스는 6일 첫 등판에 이어 네 경기 만인 11일 케이티전에 등판했고, 다시 4일을 쉬고 16일 삼성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로저스는 “미국에서도 4일 휴식하고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즌 초 탈보트가 4일 휴식 뒤 등판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적이 있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 한화는 5회 이전에 선발투수를 내리는 퀵후크가 56회로 10개 구단 중에서 단연 1위다. 그만큼 박정진, 윤규진, 권혁 등 필승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로저스가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면서 필승조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로저스는 미국에서 9년간 볼넷과 삼진 비율이 1 대 2.5에 달하는 등 볼넷이 적고 삼진 비율이 높은 투수였다. 하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메이저리그에서 1.57, 마이너리그에서 1.41로 다소 높았다. 박재홍 해설위원(<엠비시스포츠플러스>)은 “주자가 있을 때 투구 동작이 빠르지 않은 약점이 있고, 스카우팅 리포트에 안 풀리는 날 제구가 급격히 흔들린다는 내용이 있었다. 결국 삼성, 넥센 등 공격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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