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14 19:30
수정 : 2015.08.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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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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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우 4번타자로 준수한 성적
양석환·유강남·박지규 활약도
‘탈지효과’ 징크스 벗어날까 주목
엘지 타선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엘지 트윈스는 지난 13일 에스케이를 상대로 16-7의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번째 많은 득점을 기록한 이 경기에서 두드러진 점은 신인 4번타자 서상우를 필두로 한 젊은 타자들이 맹활약해 승기를 잡았다는 점이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신인은 서상우, 유강남, 양석환, 박지규 등 총 4명이다. 이 4명이 12안타를 몰아쳤다. 경기 중반에 대타로 출전한 신인 채은성마저 1홈런 포함 2타수 2안타로 맹활약했다.
다른 어떤 팀보다 엘지에 신인들의 맹활약은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엘지는 세대교체에 실패한 대표적인 팀이기 때문이다. 엘지는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공격력이 다소 아쉬웠다. 특히 이병규(등번호 7번), 이진영, 정성훈, 박용택 등 30대 후반의 타자들이 여전히 팀의 주축이었고, 이 선배들을 위협하는 새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제는 세대교체의 실패만이 아니었다.
엘지 트윈스 팬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탈지효과’다. 팀에서 유망주였거나 기대를 받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 기량이 만개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다. 2009년 엘지에서 기아로 트레이드돼 시즌 최우수선수가 된 김상현을 시작으로 넥센의 박병호, 서건창, 한화의 이용규 등 엘지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이 타 팀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심지어 올 시즌부터 케이티에서 뛰는 박경수는 전에 없던 장타력마저 과시하며 올 시즌 16홈런을 치고 있고, 지난달 24일 트레이드된 정의윤은 지난 13일 친정인 엘지와의 경기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연타석 홈런으로 혼자 6타점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엘지는 정의윤의 활약에도 웃을 수 있었다. 정의윤 대신 엘지로 온 임훈이 견고한 중견수 수비를 선보였고, 무엇보다 신인 타자들의 공격력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신인 타자들 가운데 서상우는 엘지의 고민거리였던 4번타자의 중책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
올 시즌 23경기에 출장해 4할4푼2리의 타율과 출루율 5할1푼, 장타율 6할9푼8리를 기록 중이다. 3루수 양석환은 88경기에 나서 시즌 타율 2할8푼1리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8월에만 홈런 3개, 타점 6점으로 장타력도 과시하고 있다.
안치용 해설위원은 “서상우, 양석환, 유강남 같은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지만, 이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엘지는 서상우가 6월 중순에 잘했을 때도 두세 경기 부진하면 바로 2군으로 내려보냈고,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하면서 시즌 내내 괜찮은 활약을 펼치던 양석환을 기용하지 않았다. 그런 선택을 반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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