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19 19:09
수정 : 2015.08.19 19:09
스타와 이름같은 이태양·정대현 등
맹활약 펼치며 스스로 존재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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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태양, 윤석민, 정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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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동명이인들은 고달프다.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인 프로야구 세계에서 스타 선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소 평범했던 이 동명이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엔씨(NC)의 이태양(22), 넥센의 윤석민(30), 케이티(kt)의 정대현(24)이다. 이들은 한화의 샛별인 이태양(25),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였던 기아의 윤석민(29), 롯데의 정대현(37)과 동명이인이다.
지난 18일 한화는 전광판에 새겨진 ‘이태양’이란 이름을 속타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한 이태양은 시즌 직전에 팔꿈치 인대 파열로 시즌을 접었고, 이날 엔씨의 선발투수 이태양은 한화 타선을 맞아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국 한화는 엔씨에 1-2로 패했다. 김진욱 해설위원(스카이스포츠)은 “이태양이 사이드암 투수로서 직구와 커브를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엔 타자의 몸쪽에 붙는 공의 제구가 좀 불안했는데, 이날은 몸쪽 제구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한화전에 두번 등판해 13.2이닝을 던지며 1실점에 그쳤다.
엔씨의 이태양은 한화 연고의 청주고 출신으로 2011년 넥센에 입단했으나, 신생팀 엔씨의 ‘특별지명’으로 2013년부터 엔씨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74.2이닝을 던져 4승8패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엔 92이닝을 던져 6승3패에 평균자책점 4.01로 엔씨 선발진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오승환 이전에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였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확정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롯데 정대현과 동명이인 케이티의 정대현도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2010년 두산에서 데뷔한 정대현 역시 올 시즌 신생팀 케이티의 특별지명으로 팀을 옮겼고, 올해 케이티의 젊은 선발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6월까지 6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3.36에 불과했다. 하지만 7, 8월에 난조를 보이며 시즌 평균자책점이 4.66으로 올랐으나, 지난 14일 롯데를 상대로 5승(8패)째를 거두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넥센의 윤석민은 실제로 이름 때문에 피해를 본 적도 있다. 2007년 상무 입대를 추진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기아 윤석민의 기록을 상무에 제출하는 행정착오로 접수가 되지 않았다. 결국 2년 동안 선수생활의 공백을 남기며 공익근무로 병역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두산에서 만년 유망주였던 윤석민은 지난해 넥센으로 이적해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올 시즌 101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4리, 12홈런 68타점으로 커리어하이(최고 성적을 낸 시즌)를 기록 중이다. 거포 자질을 가지고 있는 윤석민은 염경엽 넥센 감독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공백을 메울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밝힐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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