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23 18:49
수정 : 2015.08.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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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왼쪽)가 23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안방경기 5회말 1-1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3루 베이스 코치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피츠버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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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와일드카드 경쟁 SF 상대
11·12호 연타석 홈런…승리 일등공신
2S 뒤에도 레그킥…강속구 완벽 적응
끝내기 홈런친 동료 “진짜 영웅은 강”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진짜 영웅은 강정호다.” 엠엘비닷컴을 비롯한 주요 해외 언론들은 23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친 피츠버그의 스타를링 마르테를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마르테는 오히려 강정호를 ‘오늘의 선수’로 꼽았다. 마르테는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내가 만든 승리가 아니라, 정호가 만든 승리”라고 말했다.
강정호가 23일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강정호는 올스타전 이후에만 8개를 몰아치며 시즌 12개를 기록했다. 이날 2개의 홈런으로 올 시즌 100안타를 채웠다. 타율은 2할9푼으로 소폭 올랐다.
첫 홈런은 5회에 나왔다. 강정호는 5회까지 노히트노런 경기를 펼치던 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 리크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쳤다.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이었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20일 만에 복귀한 리크는 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를 맞았는데 바로 강정호에게 맞은 홈런이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7회엔 역전포를 날렸다. 강정호는 구원투수인 헌터 스트릭랜드의 시속 157㎞ 강속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9m의 초대형 홈런이었다. 홈런 직전에 2루에 있던 마르테가 3루 도루를 감행했다가 실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무렵 터진 중요한 홈런포였다.
강정호의 연타석 홈런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레그킥(타격 시 다리를 드는 동작)을 사용해 만든 홈런이라는 점이다. 레그킥을 사용하면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들의 공에 타이밍을 맞출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고, 강정호 스스로도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레그킥을 자제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레그킥 논란을 잠재웠다.
이날 경기는 신인왕 경쟁의 축소판이기도 했다. 강정호의 경쟁자이자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 맷 더피는 피츠버그의 수비진을 자주 괴롭혔다. 더피는 6회에 우전안타로 출루해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후속타자인 포지가 유격수 앞 땅볼을 치자 3루로 내달렸다. 유격수 강정호는 공을 잡아 1루가 아닌 3루를 선택했지만, 송구가 다소 높았고 더피는 3루에서 살았다. 엠엘비닷컴이 “강정호가 오늘 완벽하진 않았다”고 평한 수비 장면이었다. 더피는 8회에도 볼넷을 골라 출루한 이후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2-2 동점 득점을 만들어냈다. 최근 피츠버그와의 3연전에서도 매 경기 안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3연전에서 11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더피를 압도했다. 시즌 기록은 더피가 3할4리, 59타점으로 강정호의 2할9푼, 45타점에 다소 앞선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2015년이 강정호와 피츠버그에 모두 특별한 해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2월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영입하기 위해 500만2015달러를 입찰했다. 당시 2015달러를 낸 것은 2015년이 팀과 강정호 모두에게 특별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가 앞으로도 4번에서 활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엠비시스포츠플러스>)은 “기존에 주전 유격수와 3루수였던 머서와 해리슨이 돌아오면서 최근 4번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라미레스가 경기에서 빠졌지만, 강정호는 여전히 타선을 지키며 4번으로 중용되고 있다. 지금처럼 활약하면 포스트시즌에서 강정호를 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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