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26 18:48
수정 : 2015.08.26 18:48
베테랑 박석민·손아섭·정근우
초반 부진 딛고 ‘맹타’ 휘둘러
|
박석민·손아섭·정근우 반전 성적표
|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은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결국엔 제 기량을 발휘한다는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계 격언이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이 격언이 맞아떨어지는 선수들이 있다. 삼성의 주장 박석민(30)과 롯데의 손아섭(27), 한화의 정근우(33)다.
이들은 올 시즌 부상으로 보름에서 한달간 1군에서 제외됐고, 시즌 초에 심각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 선수 모두 후반기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2할대 초반에 머물던 시즌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다. 결국 자신들의 본래 실력인 통산 평균 타율에 근접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하는 박석민은 시즌 초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안고 있던 손가락과 발바닥 통증 등 잔부상이 많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6월부턴 허벅지 통증을 느껴 2주간 1군에서 제외돼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기도 했다. 6월까지 타율이 2할 중반대에 불과했고,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탓에 고정적이었던 5번 타순에서 7번까지 밀리기도 했다.
7월부터 박석민은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7월 월간 타율이 4할3푼4리에 이르고, 8월에도 4할8리로 올여름 가장 무서운 타자로 변모했다. 박석민의 여름 성적은 리그 최우수선수를 노리는 테임즈에 못지않다. 두 선수 모두 7~8월에 4할대의 타율을 기록중이고, 박석민이 9홈런 37타점으로 테임즈의 15홈런 35타점과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 박석민의 또다른 장점은 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공을 오래 보는 타자라는 점이다. 타석당 투구수가 올 시즌 4.25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3위다. 그는 2009년부터 매년 타석당 투구수 부문에서 5위 안에 들었다. 투수를 가장 힘들게 하는 타자라는 의미다.
민첩하고 투지 넘치는 ‘허슬플레이’로 유명한 손아섭은 올 시즌 손목부상과 부친상 등 유독 개인적인 시련이 많았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7월 중순부터는 명불허전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롯데의 이종운 감독은 8월부터 중심타선에 있던 손아섭을 1번에 전진 배치하고, 1번으로 나섰던 아두치를 4번에 고정 기용했다. 손아섭의 출루율과 아두치의 득점권 타율을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실제 손아섭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한 가운데에도 출루율이 4할1푼1리에 달한다. 아두치는 득점권 타율이 3할5푼2리로 타점 생산력이 좋다. 이 작전이 맞아떨어지면서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하며 5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6년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손아섭은 올 시즌을 마치면 7시즌을 소화해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송재우 해설위원(<엠비시스포츠플러스>)은 “손아섭은 대표적으로 저평가된 선수다.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도 손아섭처럼 늘 허슬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도 드물다. 올해 부상이 있었지만, 남은 시즌 활약한다면 분명 해외에서도 매력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턱관절 골절로 한달간 결장한 정근우는 김성근 한화 감독의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는 표현대로 한화의 핵심 전력이다. 4월말부터 경기에 나선 정근우의 월별 타율은 매달 꾸준히 상승했다. 4월에 1할3푼6리, 5월에 2할3푼2리에서 6월엔 3할3푼3리로 극적으로 올랐다. 7, 8월에도 각각 3할5푼3리, 3할5푼5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정근우는 프로야구 최초로 10년 연속 100안타-20도루에 도루 4개를 남겨뒀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