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7 00:21
수정 : 2005.10.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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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백/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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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두산은 2차전 초반부터 기선을 잡는 게 중요했다.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이유에서였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1회초 1번 장원진의 좌전안타 뒤 주저없이 임재철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것은 3·4번의 역할에 기대를 건 것이다. 그러나 3번 문희성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빗맞은 3루 땅볼을 쳤고, 4번 김동주는 모두 바람만 가르다 3구 삼진을 당했다.
야구 격언에 ‘상대 투수를 인정하라’는 말이 있다. ‘지피지기’와 같은 뜻이다. 상대 투수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이길 수 있는 스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주는 국내 최고의 투수라 할 수 있는 배영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배영수는 오랜만에 등판해서인지 변화구 제구가 먹히지 않아 초반에 고전했는데, 두산 3·4번 타자들이 도와준 셈이 됐다.
삼성은 7회 1-1 동점을 만든 뒤 1사 2루에서 김재걸의 좌전안타 때 2루 주자 박진만이 3루 류중일 주루코치의 만류에도 홈으로 쇄도하다 객사하고 말았다. 이게 삼성의 손쉬운 승리를 놓치게 한 셈이다.
결국 승부는 벤치싸움 양상이 됐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8회 김동주 안타 뒤 대주자 윤승균의 투입으로 도루 성공과 상대폭투를 이끌어 1점을 달아났다. 이에 질세라 선동열 삼성 감독은 9회 1사에서 대타 김대익의 홈런으로 맞장구를 쳐댔다.
두산은 연장 12회까지 잔루가 무려 12개나 됐는데, 중심타선이 집중력있는 타격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모두 잡아당기는 스윙을 고집하다 번번이 찾아온 승기를 놓쳤다. 11개의 삼진 중 주자가 있을 때가 8개나 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삼성도 중심타선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공격의 흐름은 누가 뭐래도 중심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선동열 감독에게도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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