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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통
프로야구 FA, 매년 ‘거품’ 논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몸값이 100억원에 근접했다. 3루수 박석민이 엔씨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4년 96억원(옵션 10억원 포함)을 받았다. 하지만 ‘96억원’ 숫자 그대로를 믿는 야구 관계자는 드물다.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조차 의구심을 보인다. 작년부터 A급 에프에이 선수의 몸값 총액은 100억원(세금 포함)을 넘었다는 것이 야구계 정설이다. 올해 엔씨의 홈 관중 수입은 42억9275만원이었다.
에프에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1일 현재 외국인 선수 25명(총 31명)이 계약을 마쳤는데 지금껏 2144만달러(25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1인당 평균 85만7600달러의 몸값이다. 2년 전(2014년 평균 30만9188달러)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2015시즌에는 시즌 중반 영입한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해 총 2327만5000달러(41명)를 썼다. 가히 ‘폭등’이라 할 만하다.
에프에이와 외국인 선수 몸값은 정비례 관계다. “에프에이 선수에게 연평균 20억~30억원을 쓰는데 외국인 선수 몸값 200만달러가 대수겠냐”는 현장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진출 뒤 단기복귀 선수까지 묶으면 ‘트리플 효과’가 나온다. 이병규, 김태균, 윤석민처럼 해외 진출을 했다가 돌아온 선수들에게 원소속 구단들은 거액의 연봉으로 보상을 해준다. A급 선수들이 해외 리그 이적을 최우선순위에 넣는 것은 도전의식과 함께 ‘밑져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응찰 구단이 없던 손아섭, 황재균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연봉을 고민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 위에 있다.
문제는 선수 몸값 폭등을 막을 제재 드라이브가 없다는 데 있다. 국내 프로 야구단은 스포츠 구단의 경영 논리가 아닌 모그룹 자금 사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구단들은 수입에 맞춰 지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출에 맞춰 수입, 즉 모그룹으로부터 명목상 광고비를 받고 제로섬 회계장부를 만든다. 에프에이 보상선수를 내주기 위해 묶는 20인 보호선수를 15명으로 줄이는 등의 강력한 제재 드라이브 없이는 거품 논란이 해마다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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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외인은 200만달러 이상 받아
양현종·김광현·최형우·차우찬 등
내년엔 더 큰장 벌어져 ‘광풍’ 불듯 “외인 확대” “FA 전 다년계약 허용”
“보호선수 축소” 등 대안 떠올라도
구단-선수협 의견차로 도입 어려워
보상선수 등 규정이 ‘족쇄’ 되기도 모그룹 없는 넥센은 육성 힘쓰지만
우승 목마른 구단들은 ‘돈 공세’
“선수당 100억 투자는 얼마든 가능
사실상 거품 걷어내기는 힘들 듯” ■ ‘무늬만’ 2144만달러…실상은? 2016시즌 외국인 선수 25명의 영입 총액은 표면상 2144만달러(252억 2416만원)다. 그러나 이 또한 최소 보장 비용일 가능성이 높다. 헥터 노에시(KIA)와 에스밀 로저스(한화)가 단적인 예다. 노에시는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95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기아가 노에시와 계약하면서 발표한 연봉은 170만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성적이 부진했다고는 하지만 과연 류현진(28·LA 다저스)과 같은 나이의 노에시가 꿈의 무대를 접고 아시아로 건너오면서 연봉이 깎이는 것까지 감수했을까. 작년 8월 깜짝 등장해 ‘지저스’로 불린 로저스도 마찬가지다. 190만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발표가 났으나 옵션을 포함하면 200만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에 뽑힌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의 연봉은 250만달러였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첫해(1998년)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1명당 9만4083달러를 영입비용으로 썼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현재 영입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1명당 평균 영입비용이 9.3배 증가했다. 육성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구단당 보유수를 늘리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되지만 가뜩이나 악화되는 국내 저변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야구위나 선수협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 보유 3명, 출전 2명의 요건을 보유 3명, 출전 3명으로 완화하는 안이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3명 출전이 가능하면 외국인 투수 선발 쏠림도 일부 분산돼 토종 선발 투수 부족난이 다소나마 해소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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