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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9 22:39 수정 : 2005.10.20 02:19

“승세 때에도 우산을”…“1점차 승부 이겨야”

“운이 좋았기 때문에 우승했다.”

‘국보급 투수’ 출신 선동열(42) 삼성 감독이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영광을 차지한 뒤 내뱉은 첫마디다. 그의 겸손함 뒤엔 더 탄탄한 야구철학이 숨어 있었다. ‘1점차 승부에서 이겨야 강팀이 된다’는 원칙으로 시즌 내내 선수들을 지도했다. 피말리는 접전 속에서도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승부사의 태도를 배워야만 프로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삼성은 시즌 모두 31차례의 1점차 승부를 펼쳤고, 이 중 20차례(승률 64.5%)를 승리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승률(60.7%)을 웃돈다. 선 감독의 야구철학이 선수단에 스며들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말은 거짓말처럼 한국시리즈에서도 먹혀들었다. 그는 “2차전 1점차로 뒤지다 9회말 동점을 만들면서 1점차로 역전한 뒤 우승을 예감했다”고 우승 소감에서 밝혔다.

지난해 11월 감독으로 부임한 뒤 팀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구단 사장이 된 김응룡(64) 전 감독의 경우 워낙 큰 나이차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최고참 양준혁(36)과 불과 6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선수들에게도 훨씬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러 면에서 교감이 가능해지고, 감독의 훈련과 지도가 더 효과를 발휘할 여건이 자연스럽게 갖춰지게 된 것이다.

투수 출신 감독이다 보니, 마운드 운용에서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능력이 돋보였다. 투수들이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즉시 교체하기보다는 해당 이닝을 마치도록 배려하는 등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사실 삼성의 현재 마운드는 배영수를 빼고는 자랑할만한 선발진이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선 감독은 불펜에 힘을 실었고, 투수들은 기대에 부응했다.

삼성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첫 수업을 시작한 2003년엔 일본에서 친분을 나눈 하나마스 코지(50)와 미나미타니 가즈키(41) 2명의 트레이닝 코치를 전격 영입해 선수들의 체력향상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 스모계의 ‘승세 때에도 우산을 쓰고 가라’는 유명한 격언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야구불문율 10번째 원칙으로 삼고 있는 선 감독의 치밀한 야구는 초보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더욱 빛이 났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다음엔 눈물 안흘린다”

◇ 김경문 두산 감독=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인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 지금까지 정말 잘 해왔는데 정작 한국시리즈에서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하니 어쩔 수 없었다. 이번에 4차전까지 해오면서 감독 입장에서 부족한 점과 준비할 점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에,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오면 슬픔의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상대팀인 선동열 감독에게 축하를 보내며,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 내년에는 다른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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