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5 13:35
수정 : 2005.10.25 13:35
프로야구 SK의 베테랑 김기태(35)가 15년 간의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SK는 김기태가 올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은퇴를 결정했고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1991년 프로야구에 데뷔해 쌍방울과 삼성을 거쳐 SK로 옮긴 김기태는 현역 시절 국내 최고의 왼손 타자로 평가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프로 데뷔 첫해 27홈런으로 왼손타자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출발한 김기태는 92년 출루율 1위, 94년 홈런, 장타율 1위, 97년 타율, 장타율 1위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두각을 보였다.
김기태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 글러브를 총 4회(92년.93년.94년.2004년) 수상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SK는 김기태가 그동안 구단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06년 개막전 때 홈팬들 앞에서 공식 은퇴식을 행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김기태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타자다. 하지만 올해 들어 힘이 떨어지면서 선수로서 가능성보다 지도자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후배를 챙기는 것을 보면 현역 때보다 지도자로 더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태는 "15년간 프로생활을 마감하려니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새로운 길을 갈 때라고 생각하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이제 훌륭한 지도자로 다시 뵙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 (서울=연합뉴스)
|
[인터뷰] 김기태 “후회없는 야구 인생”
"이제는 물러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5일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한 프로야구 SK의 베테랑 김기태(35)는 2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장종훈 선배가 물러난 것을 보고 나도 이제 후배들에게 양보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기태는 "재작년 SK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못내 가슴 아프지만 프로야구 선수로 뛰어서 항상 자랑스러웠고 후회는 없다. 후배들을 아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기태와 일문일답.
--15년만에 현역에서 은퇴한 소감은.
▲솔직히 시원섭섭하다.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지난해 캠프 때 무릎 부상도 있었고 올해에는 힘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배들에게 이제는 자리를 양보해야할 것 같아 은퇴를 결정했다.
--올 시즌 중에 은퇴한 장종훈의 영향을 받았나.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장종훈이 은퇴할 때 비슷한 마음을 가졌다. 더욱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다.
--SK가 올해 한국시리즈에 못 나갔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현역 시절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재작년에 SK가 한국시리즈에 나갔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던 것과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것들이 뇌리 속에 스친다. 하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야구선수라는 직업에 대해선.
▲요즘 사회에 비리가 많은데 적어도 스포츠라는 것은 그런게 없다. 특히 야구는 본인이 치지 못하면 성적이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매우 정직하다. 내가 프로야구 선수였던게 자랑스럽다.
--한국야구 발전에 조언을 한다면.
▲이제 우리 야구도 이제는 연륜이 쌓인 만큼 미국 등 선진야구처럼 시설이 좋아져야한다. 앞으로 돔구장 같은 시설도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
▲현재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일단 지도자의 길을 간다고 하니 더 부담이 되는 것 같다. 그냥 후배들을 아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운동을 하면서 팬들의 사랑 덕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내가 15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하겠다.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