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를 재취득한 선수들은 첫 만남에서 본인이 원하는 액수와 계약 기간 등을 당당히 밝힌 반면 처음으로 '대박' 찬스를 맞은 선수들은 절대 자기 속내를 밝히지 않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또 특정 선수를 거론하면서 "누구보다는 더 받아야겠다" 베팅을 시도한 대범한 선수도 있다.
현대의 전준호, SK의 김민재, 한화의 송진우 등 FA 자격을 다시 얻은 '베테랑' 선수들은 첫 자리에서 자신의 카드를 공개했다.
전준호는 1일 만남에서 계약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등 총 11억원을 요구했다.
김민재는 10월 31일 첫 만남에서 체력에 전혀 문제가 없는 만큼 4년간 연봉 2억 5천만원을 희망했다. 올해 연봉 1억 3천만원에서 두 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회장님' 송진우도 지난주 1차 협상에서 3년계약에 계약금 9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18억원을 주장했다.
이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현 구단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다.
구단 사정을 전혀 모르는 편이 아니고 원만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기를 원하는 부류다.
똑같이 FA를 재취득한 양준혁은 처음 FA가 된 선수들처럼 구단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겠다는 경우다.
양준혁은 "선수의 기본 권리인 FA를 선언한 만큼 2일 구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들어보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양준혁은 LG 소속이던 4년전 '4년간 36억원'이라는 자신의 카드를 너무 일찍 깠다가 LG 구단의 '협상 종료' 선언이라는 날벼락을 맞고 당황했으며 어렵게 김응용 당시 삼성 감독에 의해 구제된 바 있다.
최대어인 장성호도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이 끝나고 다른 구단의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며 일찍 도장을 찍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 송지만은 4년 계약을 요구했을 뿐 몸값은 밝히지 않았고 SK 정경배 역시 기간과 몸값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열지 않았다.
박재홍은 아예 첫 만남부터 박진만(삼성.4년간 최대 39억원)보다는 1억원이라도 더 받고 싶다며 내놓고 요구했다.
전상열, 김창희, 홍원기 등 두산의 3인방은 2일 팀 관계자와 첫 만남을 갖고 요구액을 제시할 예정이다. 두산의 관계자는 "세 선수 팀에서 오랫동안 뛰었고 팀 사정을 잘 아는 이상 첫 만남에서부터 원만하게 자기 의견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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