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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몸값 폭락 조짐 |
이상 한파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아직까지 새 둥지를 찾지 못한 FA 7명의 몸값이 폭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소속 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한 FA 중 최대어로 꼽히는 박재홍(32.전 SK)과 전준호(36), 송지만(32.이상 전 현대), 중간 계투 위재영(33.전 SK), 두산 출신 3인방 전상열(33), 홍원기(32), 김창희(32) 등은 아직 타구단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11월 8일부터 원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을 가질 수 있었으나 각 구단들이 금고 문을 닫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 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역대 사례를 볼 때 FA 선언 후 거액을 받고 타팀으로 이적한 선수 가운데 12월에 계약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01년 호기롭게 LG에 4년간 36억원을 불렀던 양준혁은 이후 오갈 데 없는 처지로 전락했으나 12월 21일 김응룡 당시 삼성 감독에 의해 극적으로 '구제'됐고 4년간 27억 2천만원에 친정팀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홍현우도 지난 2000년 12월 7일 LG와 4년간 18억원에 계약했는데 이는 '구제' 차원이 아니라 서로의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협상이 길어졌던 탓이었다.
FA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대부분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일사천리로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11월을 넘기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결국 12월 31일까지 다른 둥지를 찾지 못한 FA는 이듬해 1월 한 달동안 8개 전 구단과 다시 협상에 나서는데 이 때 헐값에 주저 앉는 경우가 허다했다.
마감시한인 올 1월 31일 롯데와 가장 극적으로 계약한 후 곧바로 SK로 트레이드된 김태균과 조원우(1월 17일), 전준호(1월 24일), 김동수(1월 16일), 유지현(LG, 2004년 1월 29일), 김정수(해태, 2000년 1월 31일), 송유석(LG, 2000년 1월 31일) 등은 조직의 비정한 맛을 곱씹으며 '울며 겨자먹기'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는 한 박재홍과 위재영은 자신의 뜻을 굽히고 SK가 제시한 4년간 23억5천만원, 2년간 6억원에 사인해야할 지도 모른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구단은 FA를 영입할 경우 거액을 투자하기도, 보상 선수를 추리기도 여의치가 않다고 판단,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FA 미계약자들이 12월에 희소식을 들을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보인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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