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26 19:49
수정 : 2005.12.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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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KBO 총재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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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KBO 총재 내정
프로야구 ‘민선 자율총재’의 전통은 7년 만에 그 깃발을 내리는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 7개 구단 사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총재 추대설이 나돌고 있는 신상우(69) 전 국회부의장과 면담을 한 뒤, 내년 1월3일 이사회에서 차기총재 추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이사회 직후 “야구인의 반대가 없다면 총재직을 맡겠다”고 밝혀, 그의 15대 총재직은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이상국 야구위 사무총장은 “총재는 구단주의 추천에 의해 결정되는데, 어느 구단도 이사회에서 추천하지 않았다”며 “이사회는 세간에 거론되고 있는 신 전 부의장을 만나본 뒤 차기총재로 추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용오 전 총재의 갑작스런 사퇴표명으로 불거진 ‘외압설’과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여론에 부닥치기도 했던 신씨는 그럼에도 8개 구단의 공식적인 반대의사가 나오지 않아 자연스럽게 총재직 취임 수순을 밟게 됐다.
부산상고·고려대 출신으로 7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신씨는 프로야구와 별다른 인연이 없어 그동안 그의 추대설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그와 고교동문인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중심으로 그를 총재에 추대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신씨가 총재에 취임하면 1998년 박용오 전 총재가 취임 당시 내걸었던 ‘민선 자율총재’의 기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쇠락하게 된다. 이번 이사회 결정은 프로야구계가 돔구장 건설 등 현안해결을 위해 정치권과의 관계를 맺으려는 모습으로도 비쳐진다. 결국 프로야구를 책임지고 있는 8개 구단주들은 차기총재 추대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은 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다른 시각도 있다. 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총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처럼 1주일에 한두번씩 사무실을 나오는 식으로 업무를 해서는 야구인들의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며 “누가 총재가 되든 이제는 달라진 야구위원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신씨가 총재가 될 경우에 반대하지 않겠음을 시사했다.
야구위원회는 1월3일 이사회에서 신상우씨가 차기총재로 추천되면 구단주 총회를 열어 차기총재로 공식 추대한 뒤, 문화관광부의 최종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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