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3 19:03
수정 : 2006.01.03 20:26
신상우 총재 추대
여론의 거센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야구와 전혀 관계없는 정치인이 한국프로야구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3일 7개 구단 사장단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상우(69) 전 국회부의장을 총재 후보로 추대하고, 10일께 열리는 구단주 총회에 신씨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이상국 사무총장으로부터 지난달 27일 신씨가 돔구장 건설 등 산적한 야구계 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보고를 받고 이렇게 결정했다. 신씨는 구단주 총회에서 선출되고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받으면 2009년 3월까지 3년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과 같은 부산상고를 나온 신씨는 7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프로야구와 전혀 인연이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박용오 전 총재가 사퇴의사를 밝힌 뒤, 같은 학교 출신의 김응용 사장이 그를 추대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이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따가운 비판도 제기됐다.
프로야구 사장단은 지난 1998년 12월 ‘낙하산 인사를 배격한다’며 “앞으로 총재는 구단주 중에 선출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왜 사장단은 여론의 반대에도 만장일치로 신씨를 추대했을까?
한 구단 단장은 이와 관련해 “구단주 총재와 정치인 총재는 다 장단점이 있다”며 “시설개보수 등 현안을 해결하는데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면 한국 현실에선 어렵지 않겠냐”고 추대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산적한 야구계 현안을 풀어갈 의지와 자신감을 가진 구단주가 없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된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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