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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19일 일본 도쿄돔호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입단식에서 구단 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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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입단 1년간 18억원 계약
내달 훈련 합류…조 딜런과 1루수 경쟁
‘국민타자’ 이승엽(30)은 ‘한국 선수들의 무덤’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이승엽이 19일 일본 도쿄로 건너가 일본 프로야구 최고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서에 정식 사인하면서 그의 성공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계약기간은 1년으로 계약금 5천만엔에 연봉 1억6천만엔 등 모두 2억1천만엔(18억여원)을 보장받은 가운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등번호는 요미우리의 전설적 스타인 나가시마 시게오 전 감독이 한 때 사용했던 33번을 받았다.
이승엽은 이날 도쿄돔호텔에서 구단 관계자와 하라 다쓰노리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팀에 들어와 영광이며, 나를 불러준 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입단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홈런에 대한 집착은 전혀 없다”며 “잘 치면 좋지만 홈런을 치겠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주어진 여건 속에서 팀에 공헌하겠으며 그것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원하는 포지션에 대해서 이승엽은 “1루수가 원래 포지션이어서 내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1루수를 해야 된다”며 “하지만 1루를 맡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하며, 경쟁에서 이겨 주전을 차지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승엽이 2년간 5억엔(42억여원)을 제시한 전 소속팀 지바 롯데 머린스를 버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택한 것은 ‘돈’보다는 ‘실리’ 때문이다. 수비수로 뛸 가능성을 더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은 최종 목표인 메이저리그 진출과도 무관하지 않다. 수비수로 뛰지 못한다면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반쪽’ 선수로 비쳐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요미우리 스타인 노장 기요하라 가즈히로(38)가 오릭스로 가게 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실력으로 주전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만큼,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부터 긴장해야 한다. 이달 초 메이저리그에서 영입한 조 딜런(30)이 첫번째 경쟁 상대. 지난 시즌 트리플A 98경기에서 타율 0.360(24홈런·72타점)을 기록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이승엽은 일본무대 3년차이기 때문에 적응력 면에서 한수 앞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요미우리가 제시한 계약기간 1년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내년 재계약은 물론 미국 진출도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계약을 했다면 마음이 흐트러질 수도 있었다”는 말에서 이승엽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일본 프로무대에서 활약했고, 이승엽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던 백인천 전 감독은 “승엽이가 다시 한번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며 “만원관중과 엄청난 매스컴의 열기 등 달라진 팀 분위기가 분명 있지만, 충분히 해낼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승엽은 20일 귀국한 뒤 31일 다시 출국해 2월1일부터 시작되는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권오상 기자, 도쿄/연합뉴스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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