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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12:04 수정 : 2006.03.17 12:04

'한국 낭자군은 지뢰밭'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코리안 파워'는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의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장(파72.6천62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1라운드에서도 어김없이 순위표 상단은 한국 선수들 차지였다.

그러나 선두 그룹을 꿰찬 선수는 개막전 우승의 주인공 김주미(22.하이트맥주)나 두 번째 대회 필즈오픈 챔피언 이미나(25.KTF), 그리고 상금랭킹 1위 이선화(20.CJ)가 아닌 송아리(20.하이마트)와 이정연(27)이었다.

무려 28명이나 출전한 한국의 두터운 선수층은 대회마다 우승 경쟁에 나서는 얼굴이 바뀌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2004년 커미셔너의 특별 조치로 만17세 때 LPGA 투어에 입회, 기대를 모았지만 나비스코챔피언십 준우승 말고는 이렇다할 성적을 못냈던 송아리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골라내는 무결점샷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8언더파 64타를 때려 생애 베스트스코어 타이를 이룬 송아리는 샷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23개로 18홀을 마무리지은 퍼팅이 눈부셨다.


10반홀(파4)에서 6m 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 등 어려운 퍼팅을 여러차례 성공시킨 송아리는 12번홀(파3)에서 2.5m 파퍼팅을 집어넣은 것이 이날 선두 도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송아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2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을 핥고 나와 생애 최소타 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아마추어 시절 미국랭킹 1위를 3년간이나 지켰던 송아리는 프로 데뷔 2년째인 지난해 스윙을 고치느라 애를 먹었지만 필즈오픈 공동 11위로 시즌 첫 대회를 잘 치러낸데 이어 이날 불꽃타를 뿜어내 LPGA 투어 '차세대 주역'의 위상을 되찾을 태세다.

한때 박세리(29.CJ)의 후계자로 꼽혔지만 손가락 부상에 발목을 잡혀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던 이정연도 이날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러 송아리에 1타 뒤진 공동2위에 나섰다.

1번, 2번홀에서 내리 보기를 범한 이정연은 이후 버디를 7개나 뽑아내는 반전을 연출했고 특히 17번홀(파3.159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 LPGA 투어 진출 이후 5년만에 첫 홀인원의 감격까지 누렸다.

뿐 만 아니라 4년차 김영(26.신세계)도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공동 4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고 고참 김미현(29.KFT) 역시 5언더파 67타라는 준수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서 공동 8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4언더파 68타를 때린 개막전 준우승자 문수영(22)과 양영아(28)는 공동17위로 신바람을 냈고 3언더파 69타를 친 장정(25.코브라골프), 김주연(25.KTF) 등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이런 태극 낭자군의 '벌떼 작전'에 기가 질린 듯 이 대회 3연패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남은 3일 동안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겼지만 소렌스탐으로서는 추격자의 처지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부담을 안은 셈이다.

소렌스탐은 지난해 이 대회 첫날에는 66타를 때려 냈다.

슬럼프 우려를 자아내던 박지은(27.나이키골프)이 장타력을 마음껏 과시하면서 버디 4개를 뽑아내 2언더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친 것도 희소식.

안시현(22.코오롱), 조령아(22), 정일미(34), 손세희(21) 등도 2타를 줄이며 박지은과 함께 공동41위에 포진했다.

한희원(28.휠라코리아), 강수연(30.삼성전자), 박희정(25.CJ), 이미나, 강지민(26.CJ) 등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56위에 그쳐 다소 출발이 부진했다.

그러나 박세리(29.CJ)는 무뎌진 퍼팅 감각과 티샷 불안으로 1오버파 73타로 부진, 여전히 감각 회복이 더딘 모습이었다.

이선화와 김주미도 박세리와 같이 73타를 쳐 공동 83위까지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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