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개조 오거스타 난이도는 평년 수준 = 전장 7천445야드의 '괴물'로 변모했다며 선수들에게 잔뜩 겁을 줬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예상보다 난이도를 높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켈슨의 우승 스코어 7언더파 281타는 지난 2003년 마이크 위어(캐나다)의 우승 때와 같고 1989년 닉 팔도(잉글랜드)가 우승할 당시 성적 283타와 1987년 래리 마이즈(285타)보다 더 낮았다. 마스터스 역대 최다타수 우승 기록은 1956년 잭 버크가 세운 289타. 그러나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수립한 최소타(270타) 기록은 앞으로 어떤 선수도넘보기 힘든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오거스타에서 가장 어려운 홀은 예상대로 505야드짜리 파4홀인 11번홀로 드러났다. 평균 스코어 4.4745타로 17번홀(파4.440야드)의 4.2847타를 훨씬 앞지르는 난이도를 과시한 11번홀에서는 나흘 동안 단 6개의 버디만 나왔고 보기 86개, 더블보기 19개가 쏟아졌다. 선수들이 클럽 선택에 애를 먹었던 4번홀(파3.240야드)은 버디 24개를 허용하는 등 난이도 8위(3.2080타)에 그쳤다. 가장 쉬운 홀은 이글만 무려 14개가 작성됐고 버디 96개를 양산한 13번홀(파5.510야드)이었다. 커플스 "퍼팅이 완전 노인네였다" = 잭 니클로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46세)에 도전장을 냈던 프레드 커플스(47.미국)가 "47살 먹은 선수답지 않게 샷은 아주 좋았는데 퍼팅이 66살 먹은 노인네 같았다"고 자평했다. 이날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 미켈슨과 팽팽하게 맞섰던 커플스는 8번홀(파5)에서 2온 3퍼트로 파에 그친 데 이어 11번홀(파4)에서도 결정적인 3퍼트 보기로 주춤했고 끝내 이 실수를 만회하지 못한 채 3타차 공동3위에 그쳤다. 199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이후 무려 14년만에 그린재킷을 다시 입어볼 기회를 아쉽게 날린 커플스에 대해 미켈슨도 "커플스가 승부처에서 퍼트만 성공시켰다면 우승컵의 향방은 정말 몰랐을 것"이라며 위로했다. 미켈슨, 2개의 드라이버 성적표는? = 시즌 첫 메이저골프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필 미켈슨(미국)은 2개의 드라이버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지만 드라이버샷 성적표는 `글쎄올씨다'였다. 미켈슨은 유리알 그린에다 전장이 더욱 길어진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공략하기 위해 장거리용과 정확도를 높이 드라이버 2개를 골프백에 넣고 출전했다. 하지만 미켈슨은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56개의 홀에서 35차례만 페어웨이에 안착시켜 적중률은 62.5%로 출전 선수중 공동 36위에 그쳤다. 반면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69.4%로 공동 4위에 올라 결국 미켈슨의 마스터스 우승은 드라이버가 아닌 정교한 아이언 덕택이었던 셈이다. 한편 미켈슨 이전에도 두개의 드라이버를 갖고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2001년 브리티시오픈에 나왔던 이안 우스남(웨일스)이었다. 하지만 우스남은 미켈슨과 달리 캐디의 실수로 2개의 드라이버를 백에 넣는 바람에 클럽 상한 규정을 위반해 2벌타를 받아야 했다. 미디에이트 "허리 때문에" = 마스터스 초반 상승곡선을 그렸던 로코 미디에이트(미국)가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놓쳤다. 미디에이트는 4라운드 전반까지만해도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내는 선전을 펼쳤지만 3라운드까지 괜찮았던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서 12번홀(파3)에서 10타만에 홀아웃하는 등 곤두박질쳤다. 허리 때문에 지난 2년간 제대로 경기를 못했던 미디에이트는 결국 8오버파 294타, 공동 3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권 훈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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