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01 20:50 수정 : 2006.05.01 20:53

김미현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퍼트를 놓치고도 우승이 확정되자 두팔을 치켜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올랜도/AFP 연합

김미현, 3년9개월만에 LPGA 투어 우승


김미현(29·KTF)은 2002년 8월 웬디스챔피언십 우승 후 무려 3년9개월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트로피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103차례의 투어 동안 31회나 ‘톱10’(준우승 2회)에 진입했지만 우승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김미현은 20야드를 더 치기위해 드라이버를 47인치 짜리로 바꿔보기도 했다. 작은 키(1m57) 때문에 헤드가 땅에 부딪히자 정확성이라도 높이기위해 45인치짜리로 되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우승권과 멀어지자 김미현은 지난해 말 연봉이 깎인 채 KTF와 간신히 재계약하는 수모도 겪었다. ‘103전 104기’ 끝에 우승한 김미현은 마음고생이 적지않았던 듯 “스코어카드를 내러 가는데 첫 우승 때도 나오지않던 눈물이 흐르더라”며 감격해했다.

‘슈퍼땅콩’ 김미현이 오랜 침묵을 깨고 엘피지에이 투어 정상에 등극했다.

김미현이 엘피지에이(LPGA)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안고 있다. 올랜도/AP 연합

김미현은 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유니온리조트골프장(파72·6531야드)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투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이로써 1999년 데뷔한 김미현은 통산 6승과 함께 그간 자신이 받았던 우승상금 중 가장 많은 37만5000달러(3억5000만원)를 챙겼다. 엘피지에이 진출 1세대의 체면을 살린 김미현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해 8개 투어 중 4차례 우승, 5차례 준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미현은 3라운드까지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에 3타 앞선 단독 1위로 4라운드를 맞았다. 미야자토 아이가 2번홀에서 트리플보기로 떨어져나가 우승전망이 밝았던 김미현은 앞선 조에서 라운딩을 펼친 웹과 오초아의 ‘쌍끌이 추격’을 받아야했다.

김미현에 7타나 뒤져있던 오초아는 7번홀까지 5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2타를 잃은 김미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김미현은 오초아가 9번홀에서 보기를 범하자 9, 10번홀을 모두 버디로 낚아내 격차를 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야금야금 따라온 웹은 코스 중 가장 어려운 16번홀에서 버디로, 오초아는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또다시 김미현에 1타차 공동 2위로 따라붙었다.

김미현이 승리를 직감한 것은 17번홀. 김미현의 티샷은 290야드를 날아갔다. 두번째 샷을 위해 걸어간 김미현이 믿지 않던 주변 사람들에게 “저게 내 볼이다”라고 항변할 만큼 긴 거리였다. 김미현은 가장 좋아하는 7번우드로 두번째 샷을 깃대 10m까지 붙였고, 버디로 2위그룹을 2타차로 밀어냈다. 김미현은 앞 조인 웹과 오초아가 버디를 잡지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승리를 확신한 뒤 18번홀을 파퍼트로 마무리하며 두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박세리(CJ)는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3언더파 285타(공동9위)로 1년8개월여만에 ‘톱10’에 들어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이제는 결혼도 해야죠”
김미현 우승 인터뷰

김미현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이번에 우승을 놓치면 영영 하지못할 것 같았다.” 그에게 이번 우승이 얼마나 절박하게 다가왔으면 그랬을까? 그러나 이내 김미현은 “이제 30살이 됐고 우승을 했으니 아빠와 얘기해서 결혼도 해야겠다”며 웃음을 되찾았다. 다음은 엘피지에이와의 공식인터뷰 내용.

-오래 기다리던 우승이다.

=챔피언 퍼팅을 한 뒤 눈물이 나더라. 정말 이기고 싶었다. 만약 오늘 우승하지 못하면 다시는 우승의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나에게 이번 우승은 크다.

-카리 웹과 오초아가 거세게 추격했다.

=그들이 따라붙으니 걱정이 많이 됐다. 그래서 매홀 마다 기도를 했고 신이 나를 도와줬다. 캐디도 이번 주에 3, 4차례나 교회에 가 내 우승을 위해 기도했다. 18번홀 그린에 있던 웹과 오초아의 스코어를 캐디에게 물어보니 버디를 잡지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승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7번홀에서 티샷이 길게 나갔다.

=내가 봐도 정말 놀라운 장타였다. 모두 내 볼이 아니라고 여겨 “그거 내 볼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린까지 190야드가 남아 두번째샷에서 7번우드로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아냈다.

-4년여간 우승을 못했는데 슬럼프였나,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진 건가?

=둘다이다. 남자처럼 장타를 치는 선수가 많아지면서 코스가 길어졌다. 장타자가 아니면 우승이 어려워졌다. 내가 한때 47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한 것도 장타를 위해서였다.

-코스는 어땠나?

=집이 골프장에서 30분 떨어진 곳에 있어 그린이나 바람에 대한 적응이 쉬웠다. 호텔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푹 잤다. 오빠가 어제 아들을 낳았는데 조카가 행운을 준 것 같다.

송호진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