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4 18:33
수정 : 2006.05.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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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의 어린 소녀는 2000여 갤러리 앞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성대결에 나선 미셸 위가 SK텔레콤오픈 1라운드 7번홀에서 퍼팅라인을 꼼꼼이 살피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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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떼 갤러리 속 1R 2언더 ‘무난 출발’
‘장타소녀’라는 별명답게 미셸 위(17·나이키골프)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최고 280야드를 넘었다. 비거리 공식측정홀로 지정된 10번홀(546야드)과 18번홀(635야드)의 평균비거리는 269야드. 같은 조에서 라운딩을 펼친 김대섭(25·SK텔레콤)의 263야드 보다 길고, 테리 필카다리스(호주)의 270야드와는 엇비슷했다.
그린적중률도 77.8%로 높았고, 쇼트게임도 부쩍 향상됐음을 보여줬다. 1m 안쪽의 짧은 퍼팅은 실수없이 홀 속으로 속속 집어넣었다. 그간 그를 괴롭히던 3퍼팅도 보이지 않았다. 하와이보다 찬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렸다는 미셸 위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고싶다”는 말로 컷 통과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미셸 위가 8번째 출전한 남자프로골프대회에서 처음으로 컷 통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711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2006 에스케이텔레콤오픈 1라운드. 미셸위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첫 날 공동 28위를 기록했다.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가 64명이나 나온 가운데, 미셸위는 2라운드에서 공동60위 안에 들면 컷을 통과할 수 있다.
이날 오전 6시59분 10번홀(파5)에서 라운딩을 시작한 미셸 위는 갤러리의 쏟아지는 시선을 즐기기라도 하듯 첫홀부터 4m 버디퍼팅을 성공시켰다. 벙커에 빠진 12번홀(파3)을 파퍼트로 마무리하는 등 14번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가 15번홀(파4)에서는 4m 버디퍼팅으로 타수를 줄였다. 16번홀(파3)에서는 6m 가량의 내리막 파 퍼팅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미셸 위는 17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그린 옆 물에 빠져 1벌타를 받아 더블보기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네번째샷을 홀 1m 안쪽에 붙여 보기로 틀어막았다. 반환점을 돌아 1번홀(파4) 1m 버디, 2번홀(파4) 2m 버디도 잡아냈다. 버디가 예상됐던 6번홀(파5)에서는 두번째샷이 벙커에 빠져 보기로 1타를 손해봤다. 하지만 남은 3개홀을 파세이브로 막아내 더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다. 2000여명의 갤러리를 몰고다닌 미셸 위는 “아이언샷과 퍼트 등 샷감각이 좋았다. 2언더파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내일은 더 잘 치겠다”고 1라운드 소감을 밝혔다. 1언더파 71타를 친 김대섭은 “소문대로 비거리가 남자수준이더라”고 말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5위에 올랐다. 7언더파 65타를 쳐 1위로 나선 애덤 리 비스콘티(호주)에 3타 뒤졌다. 최경주는 전반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았지만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타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 최경주는 “매일 4언더파씩 나흘 동안 친다는 계산인데 이만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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