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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갤러리 속 위성미 샷 골프 천재소녀 위성미가 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 6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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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0살을 넘긴 나이 때부터 '언젠가는 남자 선수들과 당당하게 겨루겠다'는 꿈을 키워온 17세 소녀가 7전8기 끝에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5일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2라운드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컷을 통과한 미셸 위의 '성공'은 오기와 집념의 결과물이다. 여론의 비난과 남녀 프로 선수들의 시기 어린 따가운 눈총 속에 좌절하면서도 결코 꿈을 접지 않았던 것이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가 남자 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하와이 지역 대회부터였다. 2002년과 2003년 하와이 펄오픈에 출전해 남자 선수들을 제치고 컷을 통과한 경험이 있는 위성미가 본격적으로 '투어대회'에 나선 것은 2003년 캐나다프로골프 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 출전한 것이 시작이다. 당시 만 14세에 불과했던 위성미는 '꼬마 소녀'답지 않은 장타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남자 프로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아무래도 실력이 부쳤다. 이듬해 PGA 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한 위성미는 비록 1타차로 컷오프됐지만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때려내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10대 여자 선수의 PGA 투어 대회 출전에 대해 곱지 않던 눈총도 어느 정도 사라지게 만든 '쾌거'였다.
그렇지만 위성미의 남자 대회 출전에 대한 시각은 환영 일색만은 아니었다. '주니어 대회부터 우승해서 실력을 보여라', 또는 '여자 대회 우승도 못해보지 않았느냐'는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마저 "또래 선수들과 겨뤄서 이기는 방법을 먼저 배우는게 좋겠다"며 은근히 남자대회 출전을 말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꿈은 크게 갖겠다'는 위성미의 당찬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2004년 소니오픈에서 1라운드 5오버파 75타, 2라운드 4오버파 74타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곧이어 존디어클래식에 출전을 강행했다. 첫날 1언더파 70타를 친 위성미는 컷오프 가능성이 높았으나 다음날 1오버파 71타로 아깝게 1타가 모자라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두번째 1타차 컷오프는 위성미의 기량과 배짱이 남자 프로 선수들의 '평균치'에 가까워졌음을 알렸다. 프로 전향과 프로 데뷔전을 여자 대회(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치른 위성미는 일본프로골프 카시오월드오픈에서 프로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대회에 출전했다. 결과는 1타차 컷오프. 그러나 2라운드 18번홀에서 1m 파퍼트를 놓치면서 1타차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기에 실력이 모자란 게 아니라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올해도 소니오픈에 3번째 도전했던 위성미는 첫날 9오버파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쥐면서 일찌감치 컷 통과의 희망을 잃었으나 다음날 또 한번 2언더파 68타의 맹타를 뿜어냈다. PGA 투어 대회에서 3차례나 언더파 스코어를 내자 여론도 어느덧 '가능성 있는 도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로 바뀌었고 집념과 오기는 7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부모님의 고국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7전8기에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 <표> 위성미의 남자 무대 도전 일지 ┌────┬────────┬────────┬────┬─────────┐ │ │ 투어 │ 대회 │ 성적 │ 비고 │ ├────┼────────┼────────┼────┼─────────┤ │ 2003년│캐나다투어 │ 베이밀스오픈 │ 74-79 │ │ │ │네이션와이드투어│ 보이시오픈 │ 77-76 │ │ ├────┼────────┼────────┼────┼─────────┤ │ 2004년│PGA 투어 │ 소니오픈 │ 72-68 │ 1타차 컷오프 │ ├────┼────────┼────────┼────┼─────────┤ │ 2005년│PGA 투어 │ 소니오픈 │ 75-74 │ │ │ │PGA 투어 │ 존디어클래식 │ 70-71 │ 1타차 컷오프 │ │ │JGTO │ 카시오월드오픈 │ 73-75 │ 1타차 컷오프 │ ├────┼────────┼────────┼────┼─────────┤ │ 2006년│PGA 투어 │ 소니오픈 │ 79-68 │ │ │ │APGA/KPGA │ SK텔레콤오픈 │ 70-69 │ 컷통과 │ └────┴────────┴────────┴────┴─────────┘ 권 훈 기자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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