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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5 17:26 수정 : 2006.05.05 17:26

실패만 거듭했던 남자 무대 도전에서 8번째만에 컷 통과를 이뤄낸 위성미(17.나이키골프)의 성공은 장타력도 장타력이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게 향상된 샷의 정확도와 쇼트게임 능력 덕이었다.

위성미는 이번 대회에서 2라운드 내내 드라이브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었다.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무려 92.9%에 이르렀다.

이는 코스가 널찍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멀리 치기 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을 고수했기에 가능했다.

353야드에 내리막홀인 2번홀(파4)에서 4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때리는 등 위성미의 플레이는 얄미울만큼 다음 샷이 편한 곳으로 볼을 보내는데 집중했다.

이런 페어웨이 고수 전략은 덩달아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1라운드 때 그린 미스가 4차례에 불과했던 위성미는 2라운드에서도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한 것은 3번 밖에 없었다.

물론 이 같은 높은 그린 적중률은 남자 선수와 대등한 비거리에 힘입은 것.


드라이버로 280야드는 가볍게 때려낸 위성미는 남자 장타자에는 뒤졌지만 그린을 아이언으로 공략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더구나 5번 아이언으로 200야드를 칠 수 있는 위성미의 아이언 비거리는 남자 선수와 다를 바가 없었다.

때문에 위성미는 4번홀(182야드), 8번홀(171야드), 12번홀(211야드), 16번홀(197야드) 등 파3홀에서도 모두 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수 있었고 높은 그린 적중률의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항상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팅 실력이 놀랍도록 향상됐다는 사실이다.

2라운드 내내 위성미는 먼거리 퍼팅은 대부분 홀 가깝게 붙여 다음 퍼팅을 편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특히 중압감이 높은 상황에서 맞은 파퍼트를 1라운드 때와 2라운드 때 각각 한차례씩만 놓쳤을 뿐 실수없이 성공시킨 것은 컷 통과의 일등공신이었다.

1라운드 16번홀에서 6m 파퍼트를 집어넣은 것을 비롯해 2라운드 9번홀과 12번홀에서 2m 파퍼트는 기량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이 없으면 빠트리기 일쑤인 상황이었지만 무난하게 막아냈다.

뿐만 아니라 위기 관리 능력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퍼팅에서 약점이 사라진 사실과 연계된 것이기는 하지만 1라운드 17번홀에서 두번째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다음 샷을 홀 80㎝에 붙여 보기로 막아낸 것은 경기 흐름상 최대의 위기를 벗어난 대목이었다.

함께 플레이를 한 김대섭(25.SK텔레콤)은 "코스 매니지먼트를 굉장히 잘하더라"면서 "쇼트게임 때 집중력이 뛰어나고 퍼팅에서도 찬스는 거의 놓치지 않아 오히려 내가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타소녀'의 이미지에서 이제는 완숙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춘 위성미가 앞으로 남녀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낼 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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