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6 18:33
수정 : 2006.06.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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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이 웨그먼스 엘피지에이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피츠퍼드/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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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 웨그먼스LPGA 우승
장정(26·기업은행)은 올해 후배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할 때마다 그린 위로 올라가 샴페인을 뿌리는 단골 축하객이었다. 우승 순간 어쩔 줄 몰라하는 후배들을 껴안아 주기도 했고, 연못에 빠뜨리는 장난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정의 머리가 샴페인으로 흠뻑 젖었다. 축하객은 3년 전부터 사귀어온 남자친구 이준식(27)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골퍼인 이씨는 미국 전지훈련을 왔다가 연인의 우승 현장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이어 10개월만에
한국여자골퍼, 올 8명 정상 ‘세 과시’
1m58의 ‘작은 거인’ 장정이 또다시 엘피지에이 투어 정상에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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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이 18번홀 그린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팔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피츠퍼드/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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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컨트리클럽(파72·6221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엘피지에이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위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와는 1타차. 장정은 지난해 8월1일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한 지 10개월여 만에 두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17번홀(파5) 버디가 결정적이었다. 장정은, 18번홀을 먼저 마친 훌리에타 그라나다와 공동선두인 상황에서 17번홀을 맞았다. 티샷이 벙커 왼쪽에 떨어진 뒤 아이언으로 걷어낸 공이 다시 러프에 빠졌지만, 샌드웨지로 친 공이 깃대를 맞고 홀컵 1m 근처에 멈춰 버디를 잡아낸 것이다. 단독선두로 올라선 장정은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정의 우승으로 한국여자골퍼들은 최근 4개 투어 연속 우승을 포함해, 올시즌 15개 투어에서 무려 8번을 우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8번 우승도 모두 얼굴이 달랐다. 1988년 구옥희(50)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엘피지에이 투어를 개척한 한국은 이번 우승으로 엘피지에이 투어 통산 60승도 달성했다. 앞으로 17개 투어가 남은 가운데,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2002년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9승)도 무난히 깰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톱10에 6번이나 들었던 장정은 “스코어보드에 계속 신경을 썼는데 캐디가 스코어보드를 보지 말고 집중하라고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1년여를 기다려서인지 첫 우승 때보다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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