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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가 2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의 뉴포트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4라운드 경기 도중 7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후 공을 들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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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대회 2타 뒤진 공동3위
"나 진짜 컴백했어요." 박세리(29.CJ)가 완전한 부활을 과시했다. 박세리는 3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마지막 날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4일 최종 승자를 가리는 연장전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박세리의 샷과 자신감은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탈출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멋지게 한판 연장 승부를 펼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려운 18번홀에서 파를 세이브하고 걸어나오는 박세리의 표정은 여느 때보다 환했다. 전장이 길고 러프도 깊고 위협적인 벙커도 많아 그렇게 어렵다는 이번 대회를 치른 박세리의 샷을 분석해보면 그가 웃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박세리는 4라운드 평균 그린 적중률이 68%였다. 70%에도 못 미쳤지만 이번 대회가 매우 어려운 코스에서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급 수준이다. 이는 소렌스탐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공동 2위. 당대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아이언 샷이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평균 80%로 역시 안정적이었다.드라이브샷 거리는 평균 245야드로 공동 12위. 페어웨이를 반드시 지켜야하는 코스에서 이 정도 수준은 짧지 않은 거리다. 드라이브샷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평균 264.9야드로 1위였다. 박세리의 퍼트수는 라운드당 30.5개, 홀당 1.69개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메이저를 5차례나 제패한 박세리답게 코스가 어려울수록 샷이 빛을 발했다. 박세리는 작년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 8번홀까지 6오버파의 성적을 낸 뒤 9번홀 경기를 치르다 기권, 필드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지난 3월11일 투어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정확히 컴백 3개월만인 지난 12일 메이저인 LPGA맥도널드챔피언십을 제패했다. 2년간의 길고도 긴 슬럼프가 있었기에 `반짝 탈출'이 아닐까 하는 주변의 의구심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그러한 의구심들을 깨끗이 불식시켰다. 박세리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나섰을 때 외신들은 적지않은 관심을 보였다. 박세리는 인터뷰에서 "완전히 회복됐다. 내 게임에 확신을 한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보다 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다쳐서 휴식도 취했고, 그러면서 깨달았다. 내가 사랑하는 골프를 아직 할 수 있어 난 행운아다. 이것이 바로 나다. 나 스스로에 솔직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배우는데 8년의 세월이 걸렸다." 투어 무대 시작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골프 인생을 정리하는 말이었다. 거듭난 `골프 여왕' 박세리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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