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69타로 공동10위...최경주. 허석호는 부진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왼손지존' 필 미켈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첫날 맞대결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우즈와 미켈슨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의 메디나골프장(파72.7천56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끝에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쳤다.
공동선두 루카스 글로버(미국)와 크리스 라일리(미국. 이상 66타)에 3타 뒤진 공동10위에 이름을 올린 우즈와 미켈슨은 이로써 시즌 두번째 메이저 왕관에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올해 열린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각각 1승씩을 나눠가진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우즈와 미켈슨은 구름처럼 몰려든 관중 앞에서 10번홀(파5)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이전까지 14차례 동반 플레이에서 8차례나 우즈에게 밀렸던 미켈슨. 두번만에 그린 입구에 볼을 보낸 뒤 가볍게 두차례 퍼트로 버디를 잡아냈다.
하지만 우즈는 티샷을 러프에 빠트린 탓에 4번만에 그린에 올라와 파퍼트를 실패해 첫홀을 보기로 시작했다.
미켈슨은 11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 순식간에 우즈를 3타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우즈는 12번홀(파4) 버디에 이어 메디나골프장에서 가장 긴 홀인 14번홀(파5.605야드)에서 티샷과 두번째샷을 모두 러프로 날리고도 버디를 뽑아내 반격에 나섰고 미켈슨이 2번홀(파3)에서 1타를 잃은 덕에 오히려 1타를 앞서 나갔다. 미켈슨은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다시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7번홀(파5)에서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버디를 잡아내 첫날을 무승부로 마감했다. 평소 냉랭한 사이로 알려진 이들은 예상대로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호사가들의 '기대'와는 달리 신경전은 없었다. 미켈슨은 "재미있었다"고 말했고 우즈는 "오늘 경기를 잘 치렀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우즈와 미켈슨의 동반 플레이에 동참한 US오픈 챔피언 죠프 오길비(호주)는 "내 생전에 이렇게 많은 사진기자와 갤러리는 처음 봤다"면서 "둘은 서로를 존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길비도 우즈, 미켈슨과 같은 69타를 쳤지만 경기가 끝난 뒤 몰려든 기자들은 오길비의 경기 내용보다는 우즈와 미켈슨이 주고 받은 대화가 있는 지에 더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온통 관심은 우즈와 미켈슨에 쏠린 사이 순위표 상단은 예상 밖의 인물이 꿰찼다. PGA 투어에서 단 1승 밖에 올리지 못한 글로버와 라일리는 6언더파 66타를 뿜어내 선두에 올랐지만 마지막날까지 선두권에서 살아 남을 지는 미지수. 노장 빌리 앤드레이드(미국)가 5언더파 67타를 쳐 3위에 올랐고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스튜어트 싱크, J.J 헨리,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로버트 앨런비(호주),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4위 그룹을 형성했다. 1997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러브3세는 16번홀까지 7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다 17번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로 자멸, 4위로 내려 앉았다.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1오버파 73타로 부진해 80위권으로 밀렸고 허석호(33)는 2오버파 74타를 쳐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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