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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만세! 로레나 오초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우승 뒤 멕시코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팜데저트/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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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상금 1위 고수…‘골프여제’ 자리 위협
로레나 오초아(25)는 멕시코의 스포츠 영웅이다. 축구에 푹 빠진 멕시코에, 골프란 낯선 스포츠를 국민적인 관심사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프로골퍼인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골프로 위안을 주고 있다. 그가 ‘멕시코의 박세리’로 불리는 이유다. 멕시코인들은 오초아가 200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첫 우승하던 날, 그의 오빠까지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오초아는 골프가방에 멕시코 국기를 새기고 다닌다. 그런 그가 이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지켜오던 ‘골프여제’ 자리까지 완전히 빼앗아올 기세다. 1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빅혼골프클럽의 캐니언스코스(파72·6462야드)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오초아는 3라운드까지 단독 1위 소렌스탐에 3타나 뒤져 역전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오초아는 자신의 골프클럽 머리덮개에 새겨진 슈퍼맨 문양처럼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 등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 이날 2언더파를 친 소렌스탐을 오히려 2타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멕시코 국기를 몸에 감은 가족과 남자친구는 준비한 샴페인을 터뜨렸다. 한 멕시코 여성 팬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3년 신인왕을 거머쥔 뒤 지난해까지 총 3승에 머문 오초아는 올 시즌 다승 단독선두(5승)와 상금랭킹 1위(234만2872달러), 평균타수 1위를 모두 굳건히 지켰다. 참가선수 20명 중 6명이나 됐던 한국은 막내 이선화(20·CJ)의 분전만이 위안거리가 됐다. 올 시즌 신인왕을 확정지은 이선화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박세리(29·CJ)가 이븐파 288타 공동 11위에 머무는 등 나머지 선수들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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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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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데저트/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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