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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09 08:13 수정 : 2007.04.09 10:19

신(神)이 우승자를 점지한다는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올해 낙점을 받은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년차 '신예' 잭 존슨(미국)이었다.

존슨은 9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천44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뿜어내 4라운드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정상에 올랐다.

존슨은 이븐파 72타를 친 타이거 우즈(미국)와 나란히 3타를 줄인 레티프 구센, 로리 사바티니(이상 남아공) 등을 2타차로 제쳤다.

2003년 2부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2004년 PGA 투어에 합류한 존슨은 루키 시즌에 벨사우스클래식을 제패하는 등 기대를 모았던 선수.

라이더컵 미국대표로 출전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녔지만 2년째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고 이 대회 직전까지 세계랭킹은 56위에 PGA투어 상금랭킹 69위에 지나지 않아 마스터스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6년 전인 2001년 오거스타내셔널에 경기 관람권을 사들고 찾아와 필 미켈슨(미국)을 졸졸 따라 다니며 구경했던 존슨은 미켈슨이 입혀주는 그린재킷을 걸치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05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컷오프된데 이어 지난해 공동 32위에 머물렀던 존슨은 통산 네차례나 우승한 '골프황제' 우즈와 두 차례 US오픈 정상에 올랐던 구센 등 쟁쟁한 강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난생 첫 메이저대회 제패의 감격을 누렸다.

289타는 1954년과 1956년 나왔던 대회 최다타 우승 기록과 타이이며 사상 세번째 오버파 우승.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존슨은 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존슨의 퍼팅에 불이 붙었다. 3번홀(파4) 버디에 이어 5번홀(파4) 보기로 주춤하는 듯 하던 존슨은 8번(파5), 13번(파5), 14번(파4), 그리고 16번홀(파3)에서 버디 기회만 오면 놓치지 않았다.

17번홀(파4)에서 2m 파퍼트가 빗나가며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 1타차로 쫓기는가 했던 존슨은 18번홀(파4)에서도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위기를 맞았지만 환상적인 칩샷으로 파를 지켜냈다.

2타차 선두로 경기를 끝낸 존슨은 그린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 킴 존슨, 그리고 지난 1월에 얻은 아들과 깊은 포옹을 나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존슨은 "하느님 은총으로 대단한 부활절 선물을 받았다"면서 "이제 전도사로 나서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존슨은 그러나 30여분이 지나서야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존슨이 18번홀을 마쳤을 때 우즈가 2타차 2위로 17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었기 때문.

그래도 존슨의 우승에는 경쟁자들의 자멸이 한몫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우즈는 13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이글을 잡아내며 존슨에 2타차로 다가 섰지만 15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트려 주저 앉고 말았다.

존슨에 2타 뒤진 채 맞은 16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가 아깝게 홀을 외면하면서 우즈는 사실상 역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17번홀(파4)에서 버디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우즈가 18번홀(파4)에서 홀 옆 3m 거리에 두번째 샷을 올리는 순간 존슨의 우승이 확정됐다.

그동안 12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수집했으나 한 번도 역전 우승이 없었던 우즈는 이번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8번홀까지 버디 4개를 쓸어 담으며 한때 선두를 달렸던 구센은 12번홀(파3) 보기 이후 버디없이 파행진만 벌인 끝에 우즈와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사바티니 역시 8번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잡아내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이후 1타를 잃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우즈는 "존슨의 플레이는 눈부셨다"면서 "내게도 기회는 있었지만 1라운드와 3라운드 때 17, 18번홀에서 4타를 잃어버렸는데 그러고도 우승을 한다면 말이 안된다"고 자책했다.

존슨이 17번홀을 마쳤을 때 1타차로 따라 붙었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17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2타를 한꺼번에 잃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했다.

1오버파 73타로 최종 라운드를 마친 로즈는 공동 5위(4오버파 292타)로 내려 앉았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더블보기 2개에 발목을 잡혀 3오버파 75타를 쳐 공동 7위(5오버파 293타)로 추락했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내심 바랐던 '톱 10' 진입에 실패했다.

버디 1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 등을 묶어 4오버파 76타를 친 최경주는 공동 27위( 12오버파 300타)로 순위가 떨어졌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공동 30위(13오버파 301타)를 차지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7개의 보기가 나왔지만 버디를 무려 5개나 뽑아낸 양용은은 2오버파 74타라는 준수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작년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은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까먹어 공동24위(11오버파 299타)로 밀려났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메이저 제패한 시골 소년 존슨은 누구?

'시골 소년이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만 모여 치러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잭 존슨(31)은 미국에서 '시골'로 통하는 아이오와주 출신이다.

인구 6만에 불과한 아이오와시티에서 태어난 존슨은 곧바로 아이오와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시더래피즈로 옮겨 성장했지만 시더래피즈도 인구 12만명에 불과한 소도시.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스포츠에 열광적인 아버지를 둔 존슨은 그러나 10살 때부터 시작한 골프에 두각을 드러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시골 출신 소년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데는 많은 세월과 노력이 필요했다.

고교 시절 학교대표로 뛰었던 존슨은 아이오와주 드레이크대학에 진학해 대학 대표로 활약했지만 프로 선수로의 경력은 지역 미니 투어부터 시작해야 했다.

1998년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열린 미니투어인 프레이리투어에 발을 디딘 존슨은 2002년까지 PGA의 3부투어인 후터스투어에 머물렀다.

한 살 많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6년 화려하게 PGA 투어에 데뷔해 1997년 마스터스를 제패할 때 존슨은 아직 시골 대학의 평범한 선수였을 뿐이었고 우즈가 세계랭킹 1위를 꿰찼을 때 존슨은 미니투어를 전전했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밟아본 것도 2001년 관람권을 사서 입장한 것이 처음이었다. 당시 필 미켈슨(미국)을 따라 다니며 플레이를 관전했던 존슨은 이번에 미켈슨이 입혀주는 그린재킷을 걸쳤다.

시작은 보잘 것 없었지만 '프로골퍼' 존슨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늘었다. 2002년 후터스투어에서 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5차례 '톱 5'에 든 존슨은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해 2부투어인 내이션와이드투어로 올라갔고 2003년 상금왕과 함께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당시 존슨은 두 차례 우승을 비롯해 무려 아홉 차례나 3위 이내에 들었고 78라운드 가운데 오버파 스코어는 10라운드 뿐이었다. 49만4천882달러를 벌어들인 존슨은 내이션와이드투어에서 사상 처음 시즌 상금 40만달러를 넘긴 선수가 됐다.

꿈에 그리던 PGA 투어에 입성한 뒤에도 존슨은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2004년 신인 시절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해 상금 241만 달러를 받았다.

2005년에도 '톱 10' 다섯 차례에 상금 180만달러를 벌어들인데 이어 지난해에도 245만달러를 챙기며 상금랭킹 24위를 차지한 존슨은 라이더컵 미국 대표로도 뽑히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런 존슨의 눈부신 성장에는 고향 마을의 열렬한 후원자들이 있었다. 존슨이 마음껏 연습할 수 있도록 코스를 내준 골프장 임직원들과 존슨의 훈련 경비를 대줬던 고향 사람들은 존슨이 첫 우승컵을 품에 안을 때 대회장을 찾아와 열광적인 응원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존슨은 그들에 대해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를 제패할 재목에는 2% 이상 부족하다는 평가를 감수해야 했다. 우선 첫 우승 이후 두 시즌을 우승없이 보냈고 정상급 선수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폭발적인 장타력이 없기 때문이다.

존슨의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76.3야드로 200여명의 PGA 투어 선수 가운데 바닥권인 157위에 불과하다.

작년에도 183.7야드로 145위에 그쳤던 존슨에게는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 71.72%(11위)라는 티샷의 정교함과 그린 적중시 평균 1.742개(14위)라는 짠물 퍼팅이 있었다.

유리알 그린에 수시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어대는 강한 바람 때문에 장타자들이 소나무 숲에서 허덕일 때 존슨은 특기를 살려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존슨은 파5홀에서 한 번도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다.

4곳의 파5홀에서 존슨은 나흘 동안 보기 하나 없이 11개의 버디를 챙겨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웬만한 파5홀에서 대부분 이글을 노리는 우즈도 파5홀에서 나흘 동안 9타를 줄였는데 최종 스코어 2타차가 바로 파5홀에서 벌어진 것과 똑같았다.

존슨은 "타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우승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지만 철저하게 위험을 피해가면서 기회를 기다린 '인내하는 골프'가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원동력이었다.

18번홀을 마치고 그린 옆에서 지난 1월 낳은 아들을 안고 기다리던 아내 킴을 꼭 껴안은 존슨은 "내가 이런 엄청난 일을 해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우승의 감격을 제대로 표현조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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