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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7 07:26 수정 : 2007.05.07 09:27

김미현이 16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파 오웬스코닝클래식 3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실베니아/AP 연합

5월을 기대하라던 '슈퍼 땅콩' 김미현(30.KTF)이 약속대로 우승에 목말라해온 '코리언 시스터스'에 올해 첫 승전보를 전했다.

김미현은 7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주 브로큰애로우의 시더릿지골프장(파71.6천60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셈그룹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줄리 잉스터(미국)를 연장 접전 끝에 제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1타를 친 김미현은 2언더파 69타를 친 잉스터와 공동 선두(3언더파 210타)로 3라운드를 마친 뒤 연장 첫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내 보기에 그친 잉스터를 따돌렸다.

올들어 7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우승이 없어 '집단 무기력증에 빠졌다'는 눈총을 받아왔던 LPGA 투어 '한국 군단'의 갈증을 풀어낸 시원한 승리였다.

작년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우승 이후 10개월만에 다시 한번 LPGA 투어 정상에 선 김미현은 통산 우승컵을 모두 8개로 늘렸다.

지난 달까지 이어진 부진에 대해 "겨우내 고친 스윙이 완성되는 5월을 기대하라"고 했던 김미현은 "스윙교정의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다"면서 "약점이던 드라이버 비거리도 많이 늘어 앞으로 좋은 소식을 자주 전하겠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21만 달러를 받은 김미현은 시상식 직후에 토네이도 피해자돕기 성금으로 상금의 절반인 11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선두 4명에 1타차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미현은 난이도가 높은 코스와 쌀쌀한 날씨로 타수 줄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키는 골프'로 우승 사냥에 나섰다.


예상대로 공동 선두였던 라일리 랭킨, 니콜 카스트랄리, 스테파니 로우든(이상 미국), 카린 쇠딘(스웨덴) 등은 보기를 쏟아내며 떨어져 나갔다.

한때 6명이 공동 선두에 나서는 혼전 끝에 어느덧 단독 선두로 나선 김미현은 다음 달이면 만 47세가 되는 백전노장 잉스터의 추격에 흔들렸다.

잉스터는 전반에만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뽑아내며 우승 경쟁에 합류하더니 18번홀(파4)을 버디로 장식하며 김미현에 1타 뒤진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친 잉스터는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했다.

16번홀(파4) 버디로 2타차 선두로 나섰던 김미현은 18번홀에서 파를 지키면 우승할 수 있었지만 두번째 샷을 벙커에 집어넣은데 이어 1m 파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은 그러나 싱겁게 결판났다.

두 선수 모두 긴장한 탓인지 두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다. 김미현은 홀에서 10m 가량 떨어진 프린지에서 퍼터를 사용해 1.2m 거리에 붙인 뒤 파를 지켜냈지만 그린을 훌쩍 넘긴 잉스터는 4m 파퍼트를 놓쳤다.

잉스터와 함께 2언더파 69타를 친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합계 2언더파 211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1타를 줄인 김영(27)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함께 공동 5위(1언더파 212타)를 차지해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톱 10'에 들었다.

송아리(21.하이마트)가 공동 9위(이븐파 213타)에 오른 가운데 박세리(30.CJ)는 장정(27.기업은행), 이미나(26.KTF), 박희정(27.CJ) 등과 함께 공동 13위(1오버파 214타)에 그쳤다.


LPGA 시즌 첫 우승 김미현 “책임 다 한 것 같다”

"맏언니로서 책임을 다 한 것 같습니다. 후배들도 앞으로 잘 해주 길바랍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007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미현(30.KTF)은 7일(한국시간)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승전보를 전해 주지 못한 데 대한 부담감을 털어 버린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코스 길이가 길어지는 추세가 뚜렷한 LPGA 투어에서 김미현은 "동계 훈련을 통해 스윙을 고치고 드라이브샷 비거리를 늘린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미현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의 절반을 토네이도 피해 지역에 성금으로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LPGA 투어 사무국과 후원사 KTF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LPGA 투어 맏언니로서 7개 대회에서 국내 선수들이 우승을 못해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해 기쁘다. 맏언니로서 책임을 다 한 것 같고 후배들이 앞으로 잘 해 주길 바란다.

--스윙이 간결하게 바뀌었는데.

▲2006년 하반기부터 바꾸려고 했는데 시즌 중이어서 못 바꾸고 동계훈련 때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모그로부터 하루 2시간 집중적인 레슨을 받았다. 이 때 코치가 "5월이 되면 어느 정도 스윙이 잡힐 것 같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5월의 시작과 함께 우승을 하게 됐다. 휴식기간 집으로 가면 코치에게 밥 한끼와 감사의 선물을 해야 겠다. 그 덕분인지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늘었다. 드라이브 비거리 순위가 매년 꼴등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나보다 짧게 나가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 (웃음)

--우승 상금의 50%를 토네이도 피해자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는데.

▲미국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다고 뉴스를 통해 들었다. 마침 대회가 열린 곳에 가깝고 이같은 날씨 때문에 대회도 순조롭지 못했다. 비록 내가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많은 생활을 하고 있고 LPGA 내에서도 한국인이 성금을 내면 이곳 미국사람들도 한국 선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위기 상황은.

▲한타 앞서고 있는 상황(18번홀)에서 마지막 티샷을 잘했지만 두번째 샷을 당겨쳐 벙커로 들어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안돼(No)"라고 외쳤다.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치는 줄 알았다. 벙커샷은 잘했지만 그후 손이 떨렸다. 1m 퍼트가 홀을 외면할 때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여기 골프장이 대체로 라인이 눈으로 보는 것과 많이 달라 불안했다. 후반홀 전체적으로 긴장을 하며 매홀 최선을 다했다. 18번홀에서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연장전에 들어갔을 때는 마음이 편안해 졌다.

--대회가 열린 시더릿지 코스는 파71에 코스 전장이 6천602야드로 상당히 길었다.

▲올해 들어 메이저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와 몇몇 대회가 매년 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장타자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코스 세팅이 돼 있다. 갈수록 코스가 길어져 부담도 되나 우드샷으로 극복을 해야 할 숙제다. 또한 날씨가 나빠 연습 라운드도 하지 못한데다 작년에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코스가 낯설었다. 클럽 선택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캐디의 도움을 받았다.

--결혼에 대해.

▲이제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싶다. 이상형은 나를 이해해 주고 키가 큰 사람이면 좋겠다. 그런데 결혼이 골프처럼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것이 문제다.

--어버이날도 다가오는데.

▲우승이 부모님께 제일 좋은 선물이 아니겠나. 또 지난 한 주 쉬는 동안 KTF 농구단의 챔피언 결정전을 인터넷으로 관심있게 보았다.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타깝게 져 속 상했는데 나는 연장에서라도 꼭 이겨 보답하고 싶었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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