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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 산소통 지고 LPGA 데뷔하는 15살 소녀 매킨지 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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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 산소통 지고 LPGA 데뷔하는 15살 소녀 매킨지 클라인
의사 경고 불구 5살 때 입문 아마추어 세계 1위수술 이틀 만에 필드로…“심장병 역사 새로 쓴다” 매킨지 클라인(15)은 산소통 없이 골프장의 18홀을 걸을 수조차 없다. 앞으로 몇년을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이다. 그러나 그는 치명적인 심장 결함을 극복하고 주니어 골프계의 으뜸으로 우뚝 섰다. 1992년생인 매킨지 클라인은 심장의 우심실과 비장이 없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의사들은 부모에게 “5살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며 “몸에 무리를 주는 어떤 운동도 삼가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입술이 파란 소녀는 늘상 뛰어다녔다. 걱정하던 부모는 그가 5살 때 ‘덜 격렬한’ 골프를 가르쳤다. 소녀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10살 때 캘리포니아 주니어 챔피언이 되더니, 13살 때 미국 여성 챔피언십 예선에서 71타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4월에는 14살 여성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매킨지의 집념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7월 미국 여자 아마추어대회 예선 마지막 홀에서 매킨지의 산소 탱크가 비는 사고가 일어났다. 18번 홀은 가파른 언덕이라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숨을 헐떡이며 18번 홀에 오르더니 멋진 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달 말 매킨지는 드디어 ‘꿈의 경기’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오르게 된다. 여자 세계 랭킹 1위 아니카 소렌스탐이 그를 초청했다. LPGA는 소녀를 위해 사상 최초로 그린 내 카트 사용도 허락했다. 매킨지의 주치의 존 램버티 박사는 “매킨지가 심장병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평지에서도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 같은” 고통을 느껴야 하는 나약한 몸으로 스포츠계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소렌스탐뿐만 아니라, “여자 골프 경기는 안 보지만, 매킨지의 경기는 꼭 본다”고 말하는 골프선수 존 댈리 등도 맥킨지의 팬이다. 매킨지는 지난해 쓰러진 뒤 세번째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퇴원 이틀 뒤 골프장으로 돌아갔다. 그는 여전히 파도타기와 롤러코스터 타기를 즐긴다.
미국 어린이 심장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기금 조성에도 적극적인 매킨지는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에 질병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자신을 ‘심장이 아픈 선수’가 아니라 ‘멋진 골프선수’로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골프도 잘 치고, 이걸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까 행복해요. 나는 아주 운이 좋은 소녀라고 생각해요.”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사진 매킨지 클라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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