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6.18 08:48 수정 : 2007.06.18 10:12

US오픈골프-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제107회 US오픈골프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카브레라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근교 오크몬트골프장(파70.7천23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상위권 선수 중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인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5오버파 285타로 타이거 우즈, 짐 퓨릭(이상 미국.6오버파 286타)을 따돌리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왕관을 썼다.

남미 출신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6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로베르토 데 빈센조가 우승 한 이후 40년만이다.

카브레라는 주무대인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3승을 올린 관록파지만 간간히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메이저대회에서 6차례 '톱10'에 올랐던 카브레라는 PGA 투어 대회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이끌어냈다. 이날 카브레라는 버디 5개에 보기 4개를 곁들이며 대역전극을 이끌어 냈다.

초반까지만 해도 5명이 공동 선두를 달리며 혼전이 펼쳐졌지만 전날까지 2오버파 121타를 친 선두 애런 배들리(호주)에 4타 뒤진 채 마지막 날을 맞은 카브레라가 다른 선두권 선수들이 줄줄이 실수를 범하며 무너지는 사이 전반에만 1타를 줄이며 선두로 나섰다.

15번홀(파4) 버디 퍼트로 2위권과 격차를 3타차로 벌린 카브레라는 그러나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카브레라는 18번홀(파4)에서 파세이브를 했지만 추격하고 있는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두차례나 우승한 우즈와 2003년 우승자 퓨릭이어서 클럽하우스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험난한 오크몬트 코스는 우즈와 퓨릭에게 쉽게 타수를 줄일 기회를 주지 않았다.

퓨릭은 13번홀부터 15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무서운 상승세를 탔으나 17번홀에서 드라이버로 단번에 그린을 노리는 모험을 걸었다가 러프에 발목이 잡혀 1타를 잃으며 사실상 우승의 꿈을 접었다.

남은 추격자는 우즈.

15번홀까지 2타를 잃어버린 우즈는 카브레라가 16번, 17번홀에서 2타를 잃는 사이 1타차로 좁혔고 16번홀(파3) 티샷을 홀 2m 옆에 붙여 동타를 만들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자 우즈는 고개를 떨궜다.

18번홀에서도 우즈는 두번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9m짜리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홀 오른쪽 30㎝에서 멈춰 연장전으로 들어갈 기회를 날려 버렸다.

클럽하우스에서 우승을 맞이 한 카브레라는 "우즈와 퓨릭이 버디를 하지 않기만을 바랐다"며 미소를 지은 뒤 "내일 잠에서 깨어 났을 때 우승 트로피가 옆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야 우승을 실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는 4월 마스터스에서 잭 존슨(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 준데 이어 US오픈에서도 공동 2위에 그쳐 올 시즌 한번도 메이저대회를 제패하지 못했다.

또한 메이저대회 3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서지 못했을 때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 마저 생기게 됐다.

우즈는 "카브레라가 나와 짐(퓨릭)에게 많은 압박을 줬다. 우리는 그 압박을 극복해 내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전날 선두였던 배들리는 퍼트 난조를 보이며 하루 동안 10타를 잃어버려 공동 13위(12오버파 293타)까지 밀렸다.

한편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5개를 쓸어 담는 데일리 베스트 샷을 날려 최종 합계 14오버파 294타로 순위를 공동 20위까지 끌어 올렸다.

최태용 기자 cty@yna.co.kr (서울=연합뉴스)


US오픈골프 우승자 카브레라는 누구

'변두리 골프장의 캐디에서 세계 최고의 골퍼가 되다'

골프에 관한 한 '변방'으로 취급받는 남아메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US오픈골프대회를 제패한 앙헬 카브레라(38)는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캐디를 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선 '인생 역전'의 대명사가 됐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주 비야 아옌데에서 태어난 카브레라는 15살 때 당시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프로골퍼 에두아르도 로메로가 헤드 프로로 일하던 골프장 캐디로 취직하면서 골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뛰던 로메로는 좋은 체격에 거침없는 스윙을 구사하는 카브레라를 눈여겨보게 됐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카브레라보다 열 두살 많은 로메로는 유럽투어에서 8승이나 올려 1967년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한 로베르토 데 빈센조에 이어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골프 선수.

로메로 덕에 스무살이던 1989년 프로가 된 카브레라는 그러나 금방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세차례 유럽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번번이 미역국을 먹은 뒤 1995년 파라과이오픈과 콜롬비아오픈 등 두차례 남미 지역 대회 우승에 이어 1995년 네번째 도전에서 유럽투어에 진입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카브레라는 2001년 아르헨티나오픈을 제패해 생애 첫 빅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2002년 벤슨 앤드 헤지 인터내셔널오픈, 그리고 2005년 BMW챔피언십에서 우승, 한때 세계랭킹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해까지 963만유로를 벌어들여 통산 상금 랭킹 13위를 달리는 등 유럽투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카브레라는 그러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세계적인 스타로 대접받지 못했다.

유럽투어 상위권 선수로 출전할 수 있었던 4개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등을 통해 PGA 투어에 발을 디뎌 2002년부터 PGA투어에 연간 10차례 이상 뛰었지만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다만 1998년 마스터스 공동 10위와 US오픈 공동 7위, 1999년 마스터스 공동 9위, 2002년 브리티시오픈 공동 4위, 2006년 마스터스 공동 8위와 브리티시오픈 7위 등 메이저대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카브레라의 가장 두드러진 장기는 존 댈리(미국)나 타이거 우즈(미국)도 혀를 내두르는 장타력.

카브레라는 유럽투어에서 언제나 드라이브샷 시즌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었고 언론에서 카브레라를 소개할 때는 어김없이 '빅 히터'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했다.

파워 넘치는 강력한 고탄도 아이언샷까지 갖춘 카브레라는 하지만 퍼팅실력이 신통치 않은데다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다혈질 성격 탓에 다소 거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기량을 활짝 피우지는 못했다는 평가이다.

183㎝의 키에 90㎏에 육박하는 당당한 체격을 갖춘 카브레라는 짧은 목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때문에 오리를 뜻하는 '엘 파소'라는 별명으로 아르헨티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무살이던 1989년 결혼한 아내 실비아 사이에 둔 페데리코(18), 앙헬(16) 등 두 아들도 골프 선수로 뛰고 있다.

축구가 국기인 아르헨티나 선수답게 "아마 골프선수가 되지 않았으면 축구선수가 됐을 것"이라는 카브레라는 골프로 지친 심신을 축구로 달랜다고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