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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너진 위성미 “이건 아닌데…” |
"내가 이런 (형편없는 성적을 낼) 선수가 아닌데..."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8.미국 이름 미셸 위)는 US여자오픈 1라운드를 마치고 입술을 깨물었다.
28일(한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의 파인니들스골프장(파71.6천61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위성미는 버디는 1개 밖에 뽑아내지 못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10개를 쏟아내며 11오버파 82타를 치는 부진에 허덕였다.
이날 위성미는 페어웨이에 안착한 티샷은 고작 4차례에 그쳐 깊은 러프에서 두번째샷을 치느라 애를 먹었다. 티샷 평균 비거리도 250야드에 그쳐 '장타소녀'의 이미지도 살리지 못했다.
정규 타수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것도 4번 뿐이었고 32차례나 퍼터를 사용해 그린 플레이도 따라 주지 않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던 빼어난 기량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졸전이었다.
지난 4일 끝난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때와 달리 손목의 붕대는 눈에 띄지 않아 부상은 어느 정도 나은 것으로 보였지만 샷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위성미는 이로써 최근 21라운드 연속 오버파 행진을 이어갔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는 뜻이다.
위성미는 "내가 이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오늘 성적은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밝힌 위성미는 "한번이라도 좋은 성적을 내면 다음부터는 잘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그날'이 올 것이라는 조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대회를 앞두고 코스를 흠뻑 적신 많은 비 때문에 그린의 살인적인 스피드는 다소 풀이 죽었지만 파인니들즈골프장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2001년 이곳에서 열린 US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메이저대회를 7차례나 우승한 카리 웹(호주)은 버디 하나 못 잡아내고 12오버파 83타를 치는 망신을 당했다.
웹은 "이런 스코어를 적어내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내 인생 최악의 하루"라고 고개를 숙였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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