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9 11:32
수정 : 2007.07.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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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선수가 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골프장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AT&T 내셔널 최종라운드 17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베데스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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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꾼 ‘퍼팅그립’의 행운
"퍼팅그립이 너무 크고 두꺼워 민망했죠.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 사용했는데 기대하지 못했던 우승을 가져올 줄이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개최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내셔널에서 우승하며 시즌 상금 300만 달러를 돌파한 최경주(37.나이키골프)의 우승 원동력은 정교한 퍼팅이었다.
최경주는 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AT&T 내셔널 대회를 치르는 동안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73.2%을 기록했다.
그린 적중률도 75%에 이르렀지만 우승트로피를 안겨준 것은 퍼팅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라운드당 평균 28.8차례 퍼트를 사용했고 그린 적중시 퍼트수는 1.685개로 출전 선수 중 2위.
특히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접전을 펼치던 후반 최경주가 성공시킨 안정된 파 퍼트와 버디 퍼트는 스트리커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두툼한 사각막대형 그립으로 쌓인 퍼터를 들고 나온 최경주는 자칫하면 우승권에서 멀어질 뻔 했던 12번홀(파4)에서 7.6m 짜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고 15번홀(파4)에서도 쉽지 않은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작년 7월 브리티시오픈 때는 일명 `집게발 그립'으로 퍼터를 잡아 눈길을 끌기도 했던 최경주는 완벽한 경기를 위해서라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작년에 TV 광고를 보고 `슈퍼 스트로크'사가 만든 새로운 그립을 구입했다는 최경주는 "공식 대회에는 갖고 나오지 않고 집에서 연습할 때만 사용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잘 맞는 것 같아 들고 나왔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두꺼운 그립이 손목의 움직임을 줄여줘 안정된 퍼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작사가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이 제품의 장점.
5주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러스(미국)에게 우승트로피를 받았던 최경주는 이번에는 우즈로부터 우승트로피를 받아 기쁨이 더 컸다.
최경주는 "두 대회 우승 모두 의미가 있지만 오늘은 재미교포들이 나와 열렬히 응원을 해 줘 너무 기쁘고 짜릿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대회 주최자인 우즈도 트로피를 주며 "훌륭한 선수가 우승하게 돼 기쁘다" 덕담을 해줬다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인 통산 여섯번째 우승, 시즌 상금 300만달러 돌파로 상금 랭킹 4위 도약 등 풍성한 선물을 받은 최경주는 자신의 또 하나의 목표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12일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스코틀랜드 앵거스로 떠난다.
최태용 기자
c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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