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02 19:10
수정 : 2007.12.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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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까진 좋았는데….’ 전미정이 2일 열린 18번홀 연장전에서 공을 홀에 바짝 붙이자,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한국선수단 13명은 1인당 상금 10만엔씩을 모아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후쿠오카/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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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한·일 대항전
6년 만에 뼈아픈 패배
18번홀에서만 벌어진 연장 3차전 끝에 한국이 졌다. 주장 김미현(30)이 후배 11명을 불렀다. “아깝게 졌지만 끝까지 잘했어. 언니는 진 거 하나도 아쉽지 않아. 너희들이 너무 고생한 게 안타까운 거지. 골프가 개인운동인데 이렇게 함께 모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울먹였다. 19살 막내 신지애가 그 얘기를 듣고 막 울음을 터뜨렸다. 김미현은 경기 내내 일본 선수보다 뒤로 처져 걸었다. 왼다리가 아파 절룩거린 탓이다. 그런데도 8번 주자로 나서 4오버파에 그친 일본 선수를 1오버파로 꺾었다. 후배들은 경기내용 뿐 아니라 김미현이 ‘렉서스컵’(7일 개막)을 포기하고 대회 주장을 맡았기에 맏언니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김미현은 “렉서스컵 아시아대표팀에도 갈 자격이 됐다. 상금은 그쪽이 더 많다. 시즌이 끝나고 사실 쉬고 싶었지만, 한-일 대항전이었기에 후배들과 마음을 모으려 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회 전야제 때도 유일하게 한복을 입고 입장해 한국선수단을 빛냈다.
2일 일본 후쿠오카 센추리클럽(파72)에서 열린 교라쿠컵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마지막날. 한국은 전날 어깨통증과 결막염에도 승리를 따낸 박세리 등이 선전했지만 11-13으로 리드를 뺏겼다. 경기는 1대1로 맞붙어 18번홀까지 돈다. 이기면 2점, 무승부는 1점. 하루 12명씩 겨룬 둘째날 한국은 장정 신현주 이선화 안선주 김미현 이지영이 이겨 이틀 합계 11승11패2무로 18번홀 연장 ‘서든데스’에 들어갔다. 한국은 이날 18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 이선화가 첫번째로 나서 벙커에 빠진 위기를 파로 막은 데 이어, 두번째 전미정도 일본 선수와 똑같이 파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세번째 장정이 벙커샷을 구멍 1m 가까이 붙이고도 아쉽게 파퍼팅을 놓쳤다.
1·2회 대회 2연패 뒤 4승1무로 앞서간 한국은 6년 만에 패배를 당했다. 렉서스컵 아시아팀 주장을 맡은 박세리는 싱가포르 기자회견이 있어 대회 첫날만 참가했다.
후쿠오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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