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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4 15:16 수정 : 2008.01.14 15:23

최경주가 13일 호놀룰루에서 벌어진 소니 오픈 최종 라운드중 11번째 티에서 자신의 드라이브를 쳐다보고 있다. 그는 1 오바파 71타로 우승했다. 소니 오픈에서 최종 라운드에 오버파로 우승하기는 41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AP 연합

'진화하는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탱크'라는 별명을 좋아한다.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전진하는 이미지가 자신과 딱 어울린다고 여긴다.

그러나 우직하고 둔중하다는 인상은 싫다고 한다. 실제로 최경주는 살인적인 연습량 못지 않게 코스에 대한 연구에도 치밀하고 경기 운영도 노련하다.

또 골프 장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최경주는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스윙도 장비도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최경주가 지난해 두차례 특급 대회 우승으로 상금랭킹 5위까지 오른데 이어 2008년 시즌을 맞아 두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건 것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진화한 덕이다.

미국에 진출한 초기에는 비거리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드로샷을 배웠던 최경주는 '러프에 빠진 300야드 짜리 티샷보다 페어웨이에 안착한 250야드 티샷이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닫고 페이드샷을 익혔다.

이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투어에서 여러차례 정상에 올랐던 30대 중반의 선수가 스윙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최경주는 언제나 '스윙 교정 중'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장비를 고르는데도 정성을 다했다.

동일한 회사의 동일한 제품만 100개를 쌓아놓은 창고에 혼자 들어가서 하나도 빠짐없이 만져보고는 '손맛에 딱 맞는다'며 단 한 개를 골라 나왔다는 일화도 있다.

나이키가 개발한 사각형 헤드의 SQ스모스퀘어 드라이버를 투어 선수 가운데 맨 먼저 실전에서 사용한 것도 최경주가 처음이고 홍두깨처럼 생긴 '슈퍼스토크' 퍼터 그립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시즌을 앞두고도 최경주는 '진화'를 모색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11월18일 UBS홍콩오픈을 마친 뒤 지난 4일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개막 때까지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일급 선수 15명을 초청해 치른 타깃월드챌린지가 12월14일부터 나흘 동안 열렸지만 최경주는 출전을 사양했다.

새 시즌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최경주는 "타이거가 '내가 초청해도 안 올 정도로 KJ가 많이 컸네'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 대회에 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바로 내년 시즌 준비"라고 말했다.

올해를 대비한 준비 과정에서 최경주는 지난해 2승을 안겨준 드라이버를 바꾸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제품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온 나이키 기술진과 의견을 나누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나가는 작업이었다.

두 가지를 골라 테스트했던 최경주는 이번에 2008년형 SQ스모 드라이버를 들고 나와 평균 비거리 9위(306.9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20위(57.1%)라는 놀라운 기록을 뽐냈다.

선수들이 가장 교체를 망설이는 볼도 겨울 동안 테스트를 거쳐 신제품(나이키 원플래티늄)으로 바꿨다.

소니오픈에서 최경주는 그린 적중률 4위(75%)에 올라 멀리 때려내고 정확하게 그린을 공략했다. 그린에 따라, 또는 컨디션에 따라 선수마다 기복이 심한 퍼팅만 따라 주면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한 것이다.

최경주의 진화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도 올해 PGA 투어에서 관심사로 떠올랐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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