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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갤러리골프장 남코스(파72.7천351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악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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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대회에서 거둬들인 우승컵은 모두 15개로 늘어나 아무도 따라 잡을 수 없는 경지로 달아났다. 결승에서 8홀차 우승도 신기록이다. 2005년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크리스 디마르코(미국)를 상대로 6홀차 우승을 차지한 것이 지금까지 결승전 최다홀차 승리 기록이었다. 우승상금 135만달러를 받은 우즈는 상금랭킹 1위(228만6천달러)로 올라섰고 페덱스컵 포인트 레이스에서도 선두를 꿰찼다. 싱크의 우승 가능성에 베팅한 도박사는 한 명도 없었지만 준결승까지 이 대회에서 30승6패라는 탁월한 승률을 기록한 우즈는 너무나 손쉽게 싱크를 제압했다. 결승이 주는 긴박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싱크가 백기를 드는 시점만 관심사였다. 죽다 살아난 1회전, 연장까지 치러야 했던 3회전, 그리고 18번홀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던 준결승과 달리 우승컵을 눈앞에 둔 우즈는 맹수나 다름없었다. 11번홀까지 우즈는 버디 6개를 챙겼다.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낸 싱크는 무려 5홀차로 뒤처졌다. 그나마 싱크가 버디를 뽑아낸 1번홀(파5)과 10번홀(파5)에서는 우즈도 버디로 응수, 단 1홀도 따내지 못했다. 싱크가 12번홀(파4)에서 이글을 잡아낸데 이어 16번홀(파3) 버디로 2홀을 만회했지만 우즈는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때리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전반 18홀을 4홀차로 끝낸 우즈는 스무번째홀인 2번홀(파4) 버디에 이어 24번째홀부터 26번째홀까지 3연속 버디행진을 벌여 싱크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갔고 29번째홀인 11번홀(파4)에서 'OK버디'로 싱크의 항복을 받아냈다. 주니어 시절부터 우즈와 친구로 지내온 싱크는 "타이거를 해부해서 안을 들여다 보면 아마 볼트와 너트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타이거는 골프를 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라고 혀를 내둘렀다. 싱크는 그래도 준우승 상금 80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35위에서 7위(114만달러)로 도약했다. 29개홀에서 14개의 버디를 쓸어 담은 우즈는 "퍼팅 감각이 아주 좋았다. 느낌이 온 뒤부터는 치는대로 들어갔다"면서 "위대한 대선배 파머, 호건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함께 치러진 3-4위전에서는 작년 우승자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저스틴 레너드(미국)를 3홀차로 눌렀다. 유럽프로골프투어를 겸하고 있는 이 대회에서 3위 상금 40만 달러를 보탠 스텐손은 유럽투어 상금랭킹 1위가 됐다. 한편 웬만한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 우즈는 2개 대회를 건너뛰고 다음 달 14일부터 열리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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