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16 18:57
수정 : 2008.03.17 00:30
|
그래엄 맥도웰
|
공동24위 최경주 “그린 느려 퍼팅 안돼”…맥도웰 우승
“샷 감각은 좋았는데, 그린이 느려 퍼팅이 안됐다.” 공동 24위로 마친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이번 대회 부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승할 때 보면 대체로 딱딱한 그린에서 퍼팅이 잘됐다. (이번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해 (대회본부가) 그린 잔디를 짧게 깎아놓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유러피언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총상금 200만유로=28억원). 대회 후원사는 한국 최고의 골퍼로 세계 5위인 최경주를 비롯해 세계 12위 파드리그 해링턴(세계 10위·아일랜드), 재미동포 2세 기대주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를 초청해 ‘흥행카드’로 내세웠다. 스카치 위스키 ‘발렌타인’ 브랜드와 골프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콜린 몽고메리는 애초 초청선수에 들어 제주도 전역에 광고판까지 붙였으나 왠일인지 오지 않았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에게도 출전권을 줘 25명이 나섰다.
최경주를 보기 위해 대회 마지막날까지 갤러리가 몰려들었지만, 대회는 유러피언 투어 강자들의 잔치로 변해버렸다. 16일 제주 핀크스골프클럽(파72·734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 최경주와 앤서니 김 등이 전날 부진으로 선두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지 밀카싱(인도)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여 24언더파 264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에 돌입했다. 둘은 18번홀(파4·490야드)에서 3차례 연장전을 벌였으며, 맥도웰이 파세이브로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우승상금 33만3330유로(5억1900여만원).
최경주는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부진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최경주는 “유러피언 투어 선수들은 퍼팅실력이 너무 좋아 점수가 잘 나오는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도 적극적인 아이언샷과 (샷 때) 스핀량을 많이 줘 공을 세우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최경주는 4월 둘째주로 다가온 마스터스와 관련해서는 “갈수록 코스가 길어져 롱홀에서는 2온도 힘들다”며 “100야드와 120야드 쇼트게임의 귀재가 돼야 하는 그런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한국선수 중에는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이 10언더파 281타 공동 14위로 해링턴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최고성적을 올렸다. 앤서니 김은 14언더파 274타 공동 5위로 마쳤다.
서귀포/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