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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김 보러 갑니다 / 2일 열린 코오롱-하나은행 제51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2번홀에서 갤러리가 앤서니 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줄지어 가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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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첫날 ‘완벽 샷’ 선두
500여 ‘구름갤러리’ 성원 보답
대회 첫날 버디쇼를 벌이며 단독선두로 나선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 그는 자신이 그립을 짧게 잡고 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릴 적 어린이용 클럽이 없어, 긴 아버지 클럽으로 골프에 입문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 체구가 작은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안정적이고 컨트롤도 잘된다.” 그는 “드라이버는 3인치, 아이언은 2.5인치 정도 짧게 잡고 친다”고 했다.
그는 또 “대부분 골프강사들이 최대한 공을 많이 굴리라고 하는데, 아버지는 그게 아니라 ‘홀에 최대한 가깝게 붙이고 더 이상 굴러가지 않게 하라’고 가르쳤다”고도 했다.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이후 국내에 두번째 온 재미동포 앤서니 김이 국내 최고 전통과 권위의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완벽에 가까운 샷으로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파71·718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하나은행 제51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3억원) 1라운드. 앤서니 김은 14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는 등 신들린 듯한 샷을 선보이며 7언더파 64타 단독선두로 나섰다. 15번홀(파4·408야드) 보기 1개가 옥에 티였다. 러프에서의 107야드를 남기고 샌드웨지로 친 두번째샷이 길어 그린을 넘어갔고, 3온 2퍼팅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앤서니는 마지막 18번홀(파5·561야드)에서 버디 1개를 추가했다.
평일이었는데도,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2승으로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는 앤서니 김의 샷을 보러 500여명의 갤러리가 그를 따라다녔고, 그는 300야드를 넘기는 폭발적인 드라이버샷과 강력한 스핀을 넣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갤러리 성원에 보답했다.
앤서니 김은 이날 1번홀부터 3번홀까지 내리 버디를 잡아냈다. 파5 8번홀(562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을 330야드 지점까지 보낸 뒤, 2번 아이언으로 샷을 그린 바로 근처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낸 것은 이날 경기의 압권이었다. 앤서니는 경기 뒤 “한국 최고의 대회에 출전한 데다가, 갤러리가 많이 따라다녀 초반 긴장했지만 그것에 비해 스코어는 좋았다”며 “15번홀 보기가 가장 아쉬웠다”고 했다. 앤서니 김은 자신의 한국말 실력에 대해 “솔직히 한국말을 잘하는데, 공식인터뷰 등을 하면 떨려서 영어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지난 1970년대 초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김성준-최미령씨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났고, 아버지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한편, 김종명(32)이 5언더파 66타 2위, 박남신(49)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 등이 4언더파 67타로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천안/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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