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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떠나는 소렌스탐
어릴적 우승인터뷰 싫어 일부러 2등 하기도메이저 등 통산 90회 우승…상금 역대 1위 소녀는 우승이 싫었다. 솔직히 말하면, 우승 뒤 인터뷰가 싫었다. 그래서, 우승을 눈앞에 두고도 경기 마지막홀에서 일부러 3퍼트를 기록하곤 했다. 어느날, 준우승자·우승자가 동시에 인터뷰를 하게 됐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사실을 들켰다. 그후,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서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꺼려하던 수줍음 많던 그 소녀는, 어느새 훌쩍 자라 38살의 나이로 15일(한국시각) 마이크 앞에 섰다. 현역생활을 마감하는 마지막 라운딩 직후였다. “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 쪽 문을 열 수 있어요. 그런 기회를 얻게 돼 기쁠 뿐이예요.” 원조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이 좋아서 스키를 탔고 테니스를 쳤다.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제안받을 정도로 스키실력이 출중했고, 테니스에선 국내 주니어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동네클럽에서 축구도 했다. 소렌스탐이 골프를 시작한 것은 12살 때부터였다. 동생인 샬로타와 함께 골프클럽을 홀짝수로 나눠 쓰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진학 후에는 외국인으로서는, 그리고 1학년 신분으로는 최초로 전미대학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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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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