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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두번째 PGA 우승컵 9일(한국시각) 생애 첫 피지에이(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양용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팜비치가든스/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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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연속 Q스쿨 응시 아픔 딛고 혼다클래식 우승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9일(한국시각) 18번홀 1m 거리의 파퍼팅을 마친 뒤 멋지게 어퍼컷을 날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승. 한국선수로는 최경주에 이은 두번째 쾌거다. 바람많은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의 인생은 워터해저드, 벙커가 많은 골프코스와 닮았다. 그의 인생 골프코스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 1번홀 오비 그의 나이 19살. 골프장에서 공줍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골프에 빠졌다. 넉넉치않은 귤농사를 하던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 연습비를 마련하기 위해 나이트클럽 웨이터도 했다. 그의 앞에 펼쳐진 워터해저드는 너무나 컸었다. ■ 2번홀 파 군복무(방위)로 해안선 경비를 하면서 틈틈이 채를 휘둘렀다. 제대 후 3개월은 뉴질랜드에 머물며 수백번 라운딩한 게 도움이 됐을까. 1996년, 스물네살에 프로테스트에 통과했다. ■ 3번홀 보기 명색이 프로였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1997년 투어에선 꼴찌(60등)도 했다. 손에 쥔 상금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생활은 궁핍했다. 레슨프로가 낫겠다 싶은 생각도 했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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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프로필 및 PGA 혼다클래식 최종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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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번홀 알바트로스 2009년 혼다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에선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지애의 6타 차 역전우승소식을 접하고 “나도 할 수 있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4개홀에서 보기 2개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우승은 그의 몫(9언더파 271타)이었다. 2위 존 롤린스(미국·8언더파 272타)와는 한타 차. 우승상금 100만8천달러(16억원)와 투어대회 2년 자동출전권을 확보했다. 그의 앞엔 또다시 어떤 18개의 홀이 펼쳐질까. 우승자 신분으로 치르는 첫번째 도전은 우즈가 시즌 2번째 출전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챔피언십(13~16일)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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