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소연(왼쪽)과 최혜용이 지난 5월24일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 5번 티그라운드에서 코스를 살피고 있다. 둘은 맞수답게 이날 9차례 연장전을 벌였다.
|
[맞수열전] 여자 골프 유소연·최혜용
성장과정 비슷…초교 6년 합숙훈련 때 친해져
“골프장 밖에서는 같이 밥먹고 수다떠는 사이”
만 19살 동갑내기인 유소연(하이마트)과 최혜용(LIG). 둘은 요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점에 올라 있는 스타다. 지난 4월과 5월 사이, 서희경이 2승을 올리며 다승 선두로 치고나가는 듯했으나, 유소연은 이후 2승을 수확하며 강력한 대항마로 등장했다. 지난해 신인왕 최혜용도 시즌 개막전(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우승 뒤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며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유소연과 최혜용은 정규투어에서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이지만, 골프장 밖에서는 막역한 친구이기도 하다. 골프선수로 성장 과정도 거의 비슷하고, 취미(영화감상, 쇼핑)와 다니는 대학 및 학과(연세대 체육교육과 1년)까지 같다. 주변에선 “둘이 어릴 적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을 벌여왔기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한다.
■ ‘당찬’ 소연-‘침착한’ 혜용 “소연이는 뭔가 독한 것 같아요.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제가 동생 같은 느낌이 들어요.” “혜용이는 라운딩 때도 말이 없는 편이에요. 혜용이에 비하면 제가 좀 터프한 편이죠.”
둘은 성격도 다르고, 골프 스타일도 사뭇 딴판이다. 단단한 체구의 유소연은 드라이버샷 평균비거리 260야드 정도로, 주로 ‘내지르는’ 스타일이다. 일단 멀리 쳐놓고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서 공을 그린 위에 올려 버디를 잡아낸다. 반면, 드라이버샷 비거리 240~250야드인 최혜용은 침착하고 안정된 쇼트게임으로 타수를 줄여나가는 스타일이다. 유소연은 최혜용에 대해 “리커버리 능력이 좋고, 흔들림없이 꾸준히 치는 게 장점”이라고 칭찬한다.
■ 비슷한 성장과정 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주니어골프대회에 출전하면서 알게 됐다. 유소연은 서울 세종초등, 최혜용은 창원 동산초등 때 골프에 입문했는데, 이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나란히 주니어대표로 뽑혔다. 초등학교 6년 때부터 주니어대표로 합숙훈련을 하면서 서로 친해졌고, 그런 관계는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때까지 이어졌다.
“언론에서는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골프장 밖에서는 같이 밥먹고, 영화 보고, 수다 떠는 사이에요. 라이벌 의식이 있기는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죠.”(최혜용) “다들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서로 고민도 털어놓는 사이에요.”(유소연)
|
왼쪽부터 최혜용, 유소연
|
|
데뷔 2년차가 된 올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5월24일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둘은 18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무려 9차례 연장전을 벌인 뒤 유소연의 우승으로 승부가 판가름났다. ■ ‘5승’-‘승수 쌓기’ 지난해 나란히 투어에 데뷔해 유소연은 3승, 최혜용은 2승을 올렸다. ‘올 시즌 몇 승이 목표냐’는 질문에 유소연은 당당하게 “5승”이라고 답했다. 반면, 최혜용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승도 할 것”이라며 “몇 승이라기보다는 승수 쌓기가 목표”라고 했다. 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 사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