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의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던 '원조 산소탱크' 이영무(53)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박지성(25)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보냈다.
이영무 위원장은 8일(이하 한국시간) 아드보카트호가 전지훈련중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박지성이 뛰는 모습을 보면 현역 시절이 떠오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정말 자랑스럽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문전에서 좀 더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웨인) 루니가 왜 골을 많이 넣는 줄 아느냐. 문전 쇄도에서 앞서기 때문"이라며 "축구에서 골이라는 게 꼭 완벽하게 만들어서 들어가는 것 만은 아니다. 문전으로 치고들어가다 보면 튕겨나온 볼이 혼전 중에 그냥 발에 맞고 들어가는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미드필드에서는 지성이가 누구보다 많이 뛰지만 골문 앞에서는 상황을 지켜보며 그냥 서 있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이영표(29.토튼햄)에 대해서는 "영표는 워낙 많이 뛴다. 평점과 선수 랭킹이 왜 높은 줄 아느냐. 수비도 잘하고 공격에서 크로스까지 올려주니 점수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평했다.
자연스럽게 아드보카트호 오른쪽 윙백 조원희(23.수원)에 대한 얘기로 옮아갔다.
"원희도 이제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말이다. 물론 아직 이영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함을 인정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은 세계 축구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네덜란드, 프랑스가 보통 전술 쪽에서 앞서 가는데 유로2004(유럽선수권)에서 원톱을 쓴 나라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뿐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대표팀도 투톱이 아니라 원톱을 세우고 좌우에 윙 포워드를 두는 포메이션을 쓰는 데 이 전술은 전방 압박시 한 명이 달려드는 게 아니라 동시에 세 명이 상대를 옥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이영무 위원장은 "우리가 크로아티아전과 덴마크전 전반처럼만 하면 프랑스, 스위스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크로아티아가 꼼짝 못한 이유는 우리 스리톱이 전방부터 압박을 하고 미드필더진이 중원을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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