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4 14:23
수정 : 2006.03.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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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삼성 하우젠 수퍼컵 2006 대회가 열린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유상철 선수(오른쪽)가 은퇴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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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4강 신화'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유상철(35.울산 현대)이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유상철은 4일 올 시즌 프로축구 개막을 알리는 삼성 하우젠 수퍼컵 2006 울산 현대-전북 현대전이 치러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김정남 울산 감독을 만나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 관계자는 "유상철이 김 감독에게 은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향후 진로 등 다른 문제는 추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철은 1994년 K-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울산 현대에서 여덟 시즌을 소화하면서 모두 141경기에 출전해 37골 9도움을 올렸다. 2003-2004년에는 일본프로축구(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맹활약했다.
유상철은 1994년 3월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해 A매치 122경기에 출전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고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폴란드전 추가골을 비롯해 18골을 뽑았다. 아래는 유상철과 인터뷰 전문이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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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독일 월드컵 못 뛰어서 아쉽다”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유상철(35.울산 현대)이 4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왼쪽 무릎을 다쳐 힘겹게 재활해 온 그는 부상이 더 이상 호전되지 않아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유상철은 "1년 더 뛰고 싶었는데 부상 부위가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는 건 내 욕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소속 팀과 대표팀에 플러스되는 측면이 없을 것 같아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정남 울산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는데.
▲감독님도 아쉬워했지만 뜻을 존중했다. 지금도 후배들이 뛰는 걸 보면 그라운드가 내 자리라고 느끼지만 나름대로 고민 끝에 제2의 축구인생을 열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갑작스런 결정으로 사실 두렵기도 했다. 솔직히 답답한 심정이다. 아내와 상의했는데 호주나 J2리그 등지에서 더 뛰어볼 수도 있지만 차라리 지금 공부를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은퇴 후 구체적 진로를 정했나.
▲평소 피지컬(운동역학) 쪽에 관심이 많았다. 유럽에 가든 다른 지역에 가든 좀 길게 공부하고 싶다. 월드컵 때는 독일에 가서 많은 경기를 보며 배우고 싶다. 은퇴 경기는 구단과 협의해서 추후에 잡겠다.
--대표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소속 팀이든 대표팀이든 후배들에게 '다치치 말고 잘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다치니까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선수생활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대표팀 후배들은 다행히 잘 하고 있으니까 걱정이 덜 된다. 2002년에도 시행착오가 참 많았는데 잘 해냈다. 다만 이번 월드컵은 유럽원정이라 부담이 많을 거다. 나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주눅이 들기도 했다. 우리 후배들이 자신감이 충만하고 이운재, 최진철 등 고참들과 명보 형이 맏형 노릇을 잘 하니까 16강에 충분히 드리라고 본다.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물론 뛰고 싶은데 더 뛰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전에 황선홍, 홍명보, 김태영 형이 은퇴를 결심하면서 참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 나가지 못한 것도 무엇보다 아쉽다. 지금 (박)지성이가 유럽에서, 그것도 최고의 리그, 최고의 팀에서 뛰는 걸 보면 대리만족을 느끼고 대견하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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