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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9 09:40 수정 : 2006.03.29 09:40

"박지성, 자 드리블하다 문전에 있는 웨인 루니에게 킬 패스를 찔러줍니다. 루니 슛! 골입니다. 정말 천금같은 어시스트죠"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중계 캐스터가 이렇게 전했다면 어떤 부분이 잘못됐을까?

'킬 패스(kill pass)'는 단번에 수비벽을 무너뜨리고 전방 공격수에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열어주는 기막힌 연결이 나왔을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특히 외국 축구리그가 많이 소개되면서 방송중계와 신문지상,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킬 패스'는 잘못된 영어 표현이고 '킬러 패스(killer pass)'가 맞는 용어다.

잉글랜드 등 영어권에서는 킬러 패스가 통용되는 말이고 수비벽을 허무는 패스라고 길게 설명할 때는 '디펜스 스플릿팅 패스(defense-splitting pass)'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드로인(throw-in)'과 '드로잉(throwing)'의 차이는?

선수가 손으로 축구공을 쳤을 때는 '핸들링(handling)'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핸드볼(hand ball)'이라고 해야 할까?

아드보카트호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수원)과 이호(울산)를 보고 '더블 볼란치(double volante)'라고들 하는데 과연 무슨 뜻이고 제대로 된 표현일까?

독일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축구 용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대한축구협회 대외협력국에 근무하는 김준영씨가 쓴 「축구용어 바르게 알기 영어-한글편」(대한미디어 펴냄)이 바로 영어로 된 축구용어 가이드북이다.

2002년 히딩크 초청 세미나에서 동시통역을 맡았던 필자가 대학 때부터 단어 공부를 하듯이 노트에 정리해놓은 용어와 영문기사, 각종 축구 전문 사이트, 국제축구연맹(FIFA) 소식지 등을 샅샅이 훑어 영어권에서는 축구 용어를 어떻게 쓰는지 풀이해놓은 책이다.

위에 열거한 질문을 풀이하면 '드로인'은 볼이 터치 라인을 벗어났을 때 필드 플레이어가 동료에게 볼을 던져주는 것을 지칭하고, '드로잉'은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에게 볼을 던져주는 것을 의미해 분명히 다르다.

'핸들링'과 '핸드볼'은 둘 다 FAFA 규칙서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고의로 손 또는 팔로 볼을 건드리는 행위(handle the ball deliberately)'를 반칙으로 규정해놓고 있다.

'핸들링'과 '핸드볼' 둘 다 완전히 잘못된 표현은 아니지만 영어권에서는 핸드볼이 통용되고 있다.

'더블 볼란치'는 포르투갈어로 '운전대'를 뜻하는 단어를 일본식으로 차용해놓은 말로 심하게 말하면 국적 없는 표현이다. 두 명의 '홀딩 미드필더(holding midfielder)'라고 하는 게 적절할 듯.

아드보카트호 전지훈련 때 '포백(4-back)'이 많이 사용됐는데 이것도 정확히 표현하면 '플랫 백 포 라인(flat back four line)'이라고 해야 맞다. 네 명의 수비수가 일자로 늘어선 형태라는 뜻이다. 줄여서 '백 포(back four)'로 하기도 한다.

'센터링(centering)'은 과거부터 보편화된 표현이지만 영어로는 '크로스(cross)'가 맞고 '논스톱 슛(non stop shooting)'도 영어권 현지에서는 '퍼스트 타임 볼(first time ball)'이라고 한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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