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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의 스피드, 유벤투스 무너뜨리다 |
앙리의 스피드를 누가 막을까.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조인 프랑스 대표팀의 티에리 앙리(29·아스널)는 100미터를 10초대에 주파한다. 육상선수 출신의 타고난 스피드와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19골)에 빛나는 득점력을 자랑하는 앙리는 우리 수비수들의 경계대상 1호. 그의 스피드에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인 유벤투스의 빗장수비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은 29일(한국시각) 새벽 영국 런던 하이버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팀인 유벤투스를 2-0으로 누르고 4강진출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예상과는 달리 아스널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비교적 팽팽한 공방이 오고가던 전반 40분. 벌칙구역 전방에서 티에리 앙리의 패스를 받은 스페인 출신의 신예 세스크 파브레가스(18)의 강한 오른발 슛이 수비수의 가랑이를 통과하며 왼쪽 골대에 박혔다. “못막을 공은 막지 않는다”는 세계 최고의 문지기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옴짝달싹 하지 못한 벼락같은 골이었다.
후반엔 아스널의 스피드가 경기를 지배하며 유벤투스 지역에서만 공이 왔다갔다할 정도였다. 후반 24분. 이번엔 역할이 바뀌어 파브레가스가 문지기마저 제치고 패스한 공을 몸중심을 잃은 앙리가 침착하게 차 넣어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티에리 앙리는 1골 1도움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수와의 1대1 돌파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앙리의 스피드는 지난달 22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전 원정 1차전의 결승골과 함께 한국 수비수들에게 위협적인 인상을 남겼다.
패트릭 비에라(유벤투스)의 ‘친정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유벤투스는 중앙 미드필더인 파벨 네드베드와 델 피에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앙리,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로 이어지는 아스널의 왼쪽 돌파를 막지 못해 힘없이 무너졌다. 게다가 비에라(경고누적), 마우로 카모라네시, 조나단 제비나(이상 퇴장)가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없어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는 포르투갈 벤피카와의 원정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바르셀로나는 사뮈엘 에투-호나우디뉴-헨릭 라르손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가동하며 벤피카의 골문을 노렸으나 상대 포백수비을 효과적으로 뚫지 못하고,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해 원정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한겨레>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8강 1차전>
유벤투스(이탈리아) 0-2 아스널(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0-0 벤피카(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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