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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 계약 서명 |
거스 히딩크(60) 감독이 14일 모스크바에서 독일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2년동안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로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이타르타스 통신 사옥에서 수백명의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축구연맹(RFU) 회장과 함께 국가대표팀 감독직 계약에 서명했다.
계약 내용은 2년동안 연간 200만유로(한화 약 23억원)의 연봉과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며 성과가 좋을 경우 오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히딩크 감독은 계약서에 서명한뒤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대표팀이 잠재력이 큰 만큼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 네덜란드라는 작은 나라 출신이지만 네덜란드는 지난 수십년동안 축구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러시아는 큰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서 (네덜란드처럼) 유럽과 세계 축구계에서 위상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대표팀의 경기를 DVD로 봤다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선수들은 본인의 잠재력을 깨닫는다면 그들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 월드컵이 끝난뒤 러시아로 돌아오겠지만 월드컵을 전후해서 RFU와 계속 접촉해 정보를 교환활 것이며 러시아 축구클럽, 코치들과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어를 공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려면 그 나라 언어와 문화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러시아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에 있을 때도 몇주만에 스페인어를 익혔지만 러시아어는 훨씬 어려운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애국가의 멜로디를 잘 알고 있으며 당장은 입을 다문채 음을 내는 정도지만 언어를 배우게 되면 애국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트코 회장은 이날 히딩크에게 네덜란드어-러시아어 사전과 영어 및 러시아어로 된 러시아 역사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무트코 회장은 "히딩크는 국가대표팀만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축구계에 새로운 시스템을 일으켜 세우는데 도움을 주게될 것"이라면서 "그를 부른 것은 러시아 축구계 개혁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히딩크가 러시아에서 활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계약 체결과 기자회견을 마친뒤 이날 밤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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