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30 21:20
수정 : 2006.04.30 21:41
K리그 전기우승 성남 ‘진짜 힘’은 김학범 감독 ‘머리’
자동우승 확정 이어 FC서울에 2-0승 자축포까지
17년간 국민은행에서 선수로 활약한 김학범(46) 성남 일화 감독은 국가대표팀에도 뽑힌 바 없는 비스타 출신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그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 이후 매 시즌 끝날 때마다 유럽과 남미로 축구공부를 떠났다. 그는 외국으로 향할 때마다 “언어소통의 어려움이 있지만 아는 것 만큼 보이기 때문에 또 가는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외국에서 느낀 것을 그는 소속팀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성남 관계자들은 “밤늦게 까지 경기 비디오를 보며 항상 팀의 단점을 파악하고 상대에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연구하는 지도자”라고 말한다. 2004년 말 차경복 감독이 사퇴한 뒤 코치였던 김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을 때 “성남의 브레인이었던 김 감독이 일을 낼 것”이라는 주변의 평가가 많았던 것도 연구하는 그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공부하는 지도자’ 김학범 감독이 성남의 K리그 전기우승을 일궈냈다.
29일 2위 포항 스틸러스가 대구FC와 0-0
으로 비기는 바람에 자동우승이 확정된 성남은 30일 FC서울과의 안방경기에서 두두·남기일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해 우승을 자축했다.
성남은 전기리그 2경기를 남긴 현재 9승1무1패(승점28)로 2위 포항(5승3무3패·승점18)을 크게 따돌렸다. 김 감독 스스로 “다른 팀이 너무 올라오지 못했다”고 할 만큼 성남은 독주 끝에 전기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전기리그 개막전부터 다른 팀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은 성남은 기복없는 전력을 선보였다. 김영철 김상식 조병국 박진섭 장학영 등 국가대표급 수비진이 버틴 데다 김두현의 적절한 볼배급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승승장구했다. 또 활동폭이 넓고 발재간이 좋은 브라질 출신의 두두와 모따가 득점선두 우성용의 공격력까지 배가시키며 팀의 화력을 높였다. 여기에 10년간 성남의 코칭스태프로 일해온 김 감독이 신구조화로 팀전력을 안정화시켜 전기 1위의 성적을 이끌어냈다.
김판곤 감독대행의 부산 아이파크는 안방에서 전북 현대를 3-1로 꺾고 4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3위까지 치솟았다. 경남FC는 수원 삼성에 2-1로 이기고 창단 2승째를 챙기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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